올해 흑자 낸 한화손보, 눈치 없이 내년 실손보험료 두 자릿수 인상 '만지작'

【 앵커멘트 】
보험사들이 내년 실손보험료 20% 인상안을 가입자에게 고지했는데요.
하지만 금융 당국의 제재가 남아 있어 바람대로 인상률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한화손해보험은 내년 보험료 두 자릿수 인상안을 확정할 전망이어서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이용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최근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실손보험료를 20% 정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을 가입자들에게 고지했습니다.

다만 이달 말 금융 당국의 보험료 인상폭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남아있기 때문에 다시 조정될 수 있다는 내용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과는 무관하게 보험업계는 두 자릿수 인상 계획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가입자들에게 15~20% 인상폭을 예고했지만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 후 보험료 인상폭이 9%대로 그쳤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보험료 인상폭 결정을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한화손해보험이나 MG손해보험, 흥국화재처럼 비상경영 체제를 운영 중인 곳에 대해서는 보험업법이 정한 최대 25% 인상폭 제한을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이달 말 예상되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돼도 굳이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업계의 시선은 한화손해보험에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비상경영을 선언한 후 규제에서 자유롭다 보니 올해 실손보험료를 지난해보다 57% 올리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한화손보의 3분기 순이익은 21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

그러나 여전히 비상경영 체제 아래 있어 내년 실손보험료도 두 자릿수 인상폭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규제 속 혜택이라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업계 관계자
-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건 맞아요. 간단히 얘기하면 업계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것이고, 고객 입장에서도 불합리한 것이죠. 나는 선량한 보험 가입자일 뿐이다,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했을 뿐이고, 심지어는 보험 혜택도 한 번도 안 받았던 사람들이 불합리하게 받게 되면 결국 소비자 형평성 문제가 되는 것이죠."

소비자들도 보험사를 잘못 선택했다는 이유로 다른 가입자들보다 큰 폭으로 오른 보험료를 납부하는 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

▶ 인터뷰(☎) : 실손보험 가입자
- "몇 천 원씩 오르는 건 괜찮지만 몇 만 원씩 오른다면, 매달 내는 것이 부담이기 때문에 그냥 내년에는 해지를 하고 실손보험을 안 하게 될 거 같아요. "

이러한 상황에 한화손보 측은 과거의 낮았던 보험료가 업계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라며,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폭은 손해율 통계를 통해 계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약 3천800만 명이 가입하며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는 만큼 보험사의 손해율과 소비자의 지출이 직결된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폭에 관심이 모입니다.

매일경제TV 이용재입니다.

[ 이용재 기자 / jerry@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