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적자·신용등급 강등 '경영 한파'에 시달리는 SK이노베이션…김준 사장,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 '히든카드' 꺼냈는데

【 앵커멘트 】
코로나19 여파로 불황을 보내고 있는 정유업계 중에서도 유독 올해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는 곳, 바로 SK이노베이션입니다.
최근엔 국제신용등급까지 강등되며 '악재'가 겹쳤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을 했습니다.
이번 상장이 과연 SK이노베이션에게 '반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보도에 이성민 기자입니다.


【 기자 】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올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전망인 국내 정유업계.

그 가운데에서도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누적 영업손실 2조2천439억 원으로 정유 4사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석유제품 수요가 저조했고 재고평가 손실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SK이노베이션의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대로는 2조 원 대의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는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S&P가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내린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정유 사업 위주의 사업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SK이노베이션이 지분 90%를 보유한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등을 생산하며 일본 업체들과 함께 글로벌 '톱3' 위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직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분리막' 자회사의 '상장 카드'를 먼저 꺼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을 통해 2023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의 생산 규모를 만들고 글로벌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을 통해 아직 SK이노베이션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분리막 사업의 가치를 평가받고,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증권업계 관계자
- "실제로 (분리막) 소재 사업부가 상장을 하게 되면 가치 재평가 측면에서 호재가 될 수 있고, 두 번째로는 어쨌든 상장을 하면서 이노베이션이 자금을 조달할 거잖아요. 그러면 배터리 관련 투자에 있어서 자금 측면에서 수월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배터리 사업부 분할과 윤활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 매각이 지연돼 사업구조 개편이 더딘 상황에서 이번 상장이 '탈정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는 상황.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상장을 통해 실적 반등과 체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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