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변화 위해 발탁된 '윤종원' 오히려 '조직시계' 거꾸로 돌렸다…"은행장 보고 때문에 주52시간도 못 지켜" 불만 쏟아져

【 앵커멘트 】
최근 금융권에 관피아들의 낙하산 논란이 뜨겁습니다.
올해 금융권 관피아의 첫 시작을 알린 곳이 바로 IBK기업은행이었죠.
당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기업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낙하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선 바 있는데요.
윤종원 기업은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직한 변화는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요.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관료 출신인 윤종원 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에 문 대통령은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대통령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
-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이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입니다. "

기업은행은 지난 10년간 내부 출신이 은행장을 맡아왔는데, 변화가 필요할 때는 외부 출신이 은행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그렇다면 윤 행장은 지난 1년간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

직원들의 평가는 냉담했습니다.

본점에 근무하는 직원 52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직원 10명 중 6명은 "은행장 취임 이후 근무시간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악화되지 않았다고 답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근무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의 72%는 그 원인으로 "은행장 주재 회의, 보고, 행사준비"를 꼽았습니다.

기업은행의 각 본부 총 17개 가운데 16곳은 주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직원 개개인을 기준으로 보면 25%, 4명 중 1명이 주 52시간 초과 근무를 경험했습니다.

관료 출신 은행장이 오면서 직원들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서 작성 축소가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김형선 /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 "본점 직원들은 주52시간을 초과하는 강도높은 노동에 처해있고요. 광범위하게 부당 노동행위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영업점에서는 코로나시국에 목표를 과다하게 올리면서 직원들이 직접 중소기업을 찾아가서 상품을 권유하고, 강요하는 불건전한 영업행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관피아들이 금융권 수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관료 사회의 단점인 복잡한 보고체계만 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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