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진료 결과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만족도가 뚜렷하게 엇갈렸습니다.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박형열 교수 연구팀은 지난 2월 24일~3월 7일 이 병원에서 시행한 전화 진료에 참여한 환자 906명과 의료진 155명에 설문을 벌여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오늘(17일)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 전화 진료 전반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86%였으나 의료진 만족도는 49.7%에 머물렀습니다.

환자들은 편의성(79.9%), 상호 소통(87.1%), 신뢰도(87.1%), 재이용 의사(85.1%) 항목 모두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한 반면 의료진은 편의성(33%), 상호 소통(8.4%), 신뢰도(14.2%), 재이용 의사(35.5%) 모든 항목에서 낮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의료진만을 대상으로 이뤄진 추가 조사에서 의료진의 98%는 전화 진료의 목적과 장단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85.8%가 코로나19 같은 비상 상황에서 전화 진료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대면 진료에 비해 환자 상태에 대한 설명이 어려웠다'(91.6%), '환자 또한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83.9%) 등 전화 진료의 안전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습니다.

전화 진료의 장단점으로 의료진은 환자의 편의성(53%)과 감염 예방(22%)을 장점으로 꼽았고, 불완전한 환자 상태 파악(55%)과 의사소통의 어려움(15%)을 단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전화 진료 등 원격 진료가 적용되기 어려운 영역으로는 의료진의 48%가 '상처 소독이 필요한 수술 후 관리', 32%가 '대면 진찰이 필요한 유증상 환자'를 꼽았습니다.

전화 진료와 같은 원격 진료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영상 대면 진료'(40%), '원격 진료 플랫폼 개발'(27%), '의료 분쟁 예방을 위한 음성녹음 기술'(10%)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박 교수는 "환자들은 편의성과 감염 예방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지만 의료진은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낮은 만족도로 이어졌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원격 진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안전성 확보와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 같은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권영하 인턴기자 / youngha@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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