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연말 인사시즌이 되면서 기업 수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때 1등 건설사로 명성을 날리다 재매각 사태로까지 추락한 대우건설의 수장직에 이목이 쏠리는데요.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부진한 실적과 잇단 안전사고에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쓰면서 연임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명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8년, 기업 재매각역할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형 대우건설 사장.

신임사장 인선 과정에서부터 내부 갈등을 겪은 김 사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수익성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1등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던 대우건설을 재현하겠다"고 한 공언이 무색하게도 대우건설의 실적은 내리 하향곡선을 그렸습니다.

김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9년 대우건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6천519억 원, 3천641억 원을 기록하며 오히려 전년보다 18.4%, 42.1% 떨어졌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7.8%, 4.5% 줄어들며 실적 개선은 녹록치 않은 상황.

건설사들의 시공실적을 가늠하는 지표인 시공능력평가 역시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시공능력평가에서 줄곧 3~4위를 지켜오던 대우건설은 김 사장 취임 이듬해 GS건설에 상위 자리를 내주더니, 급기야 올해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의 성과도 참담한 수준입니다.

김 사장은 대어로 꼽혔던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조합 관계자들까지 직접 만나며 사업을 진두지휘했지만, 삼성물산에 고배를 마셨습니다.

오는 22일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흑석11구역 수주에 실패할 경우 대우건설은 올해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전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됩니다.

부진한 실적과 더불어 빈번한 산업재해 발생 등 안전경영에 대한 부재도 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7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고,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민간 건설사 중 건설폐기물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기업으로 꼽히며 질타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형 / 대우건설 사장 (환노위 국정감사)
- "이런 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책임을 통감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불법사항을 해서는 안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실적'과 '안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김형 사장의 경영자로서 자질에 대한 의구심과 연임에 대한 물음표는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명진입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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