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 이끄는 핀테크②] 보험설계사가 핀테크에서는 정규직…보험업계에서는 여전히 '개인사업자' 신분

【 앵커 】
우리나라 보험설계사들은 '개인 사업자'로 일하는 특수고용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수료가 높은 상품 위주로만 팔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요.
이런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핀테크사가 정규직 설계사를 늘리고 나섰습니다.
이와 달리 기존 업계는 자회사형 대리점을 확장하면서 설계사들을 위촉직으로 내몰고 있어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생명보험사에서 3년간 설계사로 일했던 정준혁 씨.

지난 6월 한 핀테크사의 정규직 설계사로 적을 옮겼습니다.

정 씨는 개인 사업자로 일하던 때보다 '영업 느낌'이 많이 빠졌다고 소개합니다.

▶ 인터뷰 : 정준혁 / 정규직 설계사
- "전에는 동료들이랑 실적을 얼마나 올렸는지 월급을 얼마나 받았는지 얘기했었다면, 지금은 한 고객을 두고 어떻게 더 저렴한 보험료로 위험을 덜어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거든요."

무경력으로 입사한 김유주 씨도 객관적인 상담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김유주 / 정규직 설계사
- "저희가 받는 급여가 판매하고 수당을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객관적인 상담이 가능하고…."

고객이 핀테크 앱에서 보험에 대해 질문하면, 소속 설계사들이 전화나 메시지로 상담해주는 방식입니다.

개인 수당이 없는 대신 회사 성장에 따라 직원 전체에 동일한 지급률이 돌아갑니다.

현재 국내에서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하는 곳은 보험사가 아닌 보험대리점(GA)뿐.

토스인슈어런스에는 77명, 피플라이프에는 360여 명의 정규직 설계사가 일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규모를 2~3배 늘릴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조병익 / 토스인슈어런스 대표
- "올해는 보험산업을 어떻게 고객 중심으로 혁신할지 가설을 실험하는 시기였다면, 내년엔 검증된 가설을 갖고 빠르게 시장을 고객 중심으로 혁신하려고 합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신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다른 보험사들과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일본도 법을 통해 모든 설계사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데, 근속 연수가 평균 10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험사 전속 설계사가 1년 넘게 한 회사에 머무른 비율은 40~50%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설계사들이 '철새'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기존 보험업계는 자회사형 대리점을 확장하면서 위촉직 비중을 늘려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위촉직은 특수고용직으로 현행법상 노조 활동도 할 수 없고 언제든지 해촉이 가능합니다.

지난달 삼성화재는 무기계약직 대리점 설계사 120여 명을 위촉직으로 전환시켰습니다.

한화생명도 내년 초 2만여 명에 달하는 전속설계사들을 대리점 소속 위촉직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을 통해 직접고용을 줄이려는 기존 업계와 달리,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핀테크사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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