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흡수 합병으로 주주에게 '뭇매'맞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대주주 배만 채우고 소액주주 지분가치는 반토막으로 추락"

【 앵커멘트 】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난달 자회사 아트라스비엑스에 대한 흡수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에너지 솔루션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결정했다는데, 합병 비율을 두고 주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송복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자회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와의 흡수 합병을 발표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납축전지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를 흡수해 차세대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합병 비율을 두고 반대 의견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가 자사주 소각이나 합병신주 배정 등의 합병 과정을 거치지 않아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겁니다.

현재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지분율은 자사주가 58.4%, 모회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31.1%, 기타 주주가 10.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보유현금으로 매입한 자사주가 나머지 주주 가치 상승분으로 편입될 시,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소액 주주의 주식 가치는 각각 3천750억 원과 1천250억 원.

하지만 자사주를 나머지 주주들에게 귀속시키지 않아 소액 주주들의 보유 가치가 500억 원으로 줄어든다는 주장입니다.

▶ 인터뷰(☎) : 유재억 / 한국아트라스비엑스 개인투자자
- "자사주가 60% 가까이 되는데, 사실상 대주주 몫으로 다 가져간다는 것이 문제고요. (주식) 유통 물량이 얼마 안 됩니다. 그 얼마 안 되는 유통 물량을 기준으로 해서 합병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자회사를 상장 폐지하려 했던 움직임도 문제가 됐습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 2016년 아트라스비엑스의 자진 상장 폐지를 시도했지만, 매수 청구가가 낮아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이에 멈추지 않고 배당률을 낮추고, 사명 변경으로 브랜드 로열티를 모회사에 지급하는 등 주주 가치를 저해하는 정책이 지속됐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류영재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 "(한국아트라스비엑스는) 지난 2017년부터 배당 성향을 대폭 낮췄습니다. 이런 것들이 작용해서 주가가 저평가됐고…자진 상장 폐지가 안 되고 나서 배당 성향을 낮췄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사업성 강화를 위해 흡수 합병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흡수 합병에 앞서 주주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소액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 순위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송복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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