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빅3' 세계 시장 활약상 엇갈려…농심·삼양 'K라면' 주도하는데 오뚜기는 '걸음마' 수준에 그쳐

【 앵커멘트 】
올해 국내 식품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K-라면'의 급격한 성장세였습니다.
농심의 신라면, 삼양의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 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해외 매출 비중을 급격히 늘린 건데요.
이러한 열풍에도 오뚜기는 경쟁사와 달리 해외 시장 공략에서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코로나19로 간편식 시장 급성장과 영화 기생충 '짜파구리' 등의 영향으로 올해 K-라면 열풍을 주도한 농심.

3분기 해외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올해 연간 해외 매출 비중이 총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울 전망입니다.

삼양 또한 불닭볶음면 열풍을 지속하며 지난해 50%에 달하는 해외 매출을 기록, 매년 해외 매출 실적 갱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뚜기는 두 회사와 다른 온도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이 5년째 10% 이하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2016년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1천832억 원으로 총매출 2조106억 원의 9.4% 수준이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해외 매출은 2천109억 원으로 3년 새 200억 원 이상 늘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오히려 줄어 9%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오뚜기는 현지 공장이 있는 베트남을 공략해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오뚜기 관계자는 "기존 판매 법인이던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 라면 시장의 큰 손이 미국과 중국으로 떠오르면서 오뚜기의 이러한 전략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라면 수출이 기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유서경 / 한국무역협회 연구원
- "미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 라면 점유율이 2016년 27%에서 2020년 31%로 늘어나고 있어요. 중국도 마찬가지로 2016년 35%에서 올해는 58%거든요 우리나라 (라면의) 점유율이. 앞으로도 이런 추세를 계속 보이지 않을까…"

실제로 무역협회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가별 인스턴트 면류와 라면 수출 비중을 조사한 결과, 상위 10곳 중 동남아시아 국가의 점유율은 전체의 10.9%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오뚜기가 주력으로 성장시키겠다던 베트남 시장은 올해 국내 라면 수출 증가율이 -4.3%를 기록하며, 수출 증가율이 낮은 하위 3곳 국가로 조사됐습니다.

두 경쟁사와 비교해 해외 실적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는 오뚜기.

해외 수출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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