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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예산지원 필요없다, 규제 풀라"
기사입력 2020-12-0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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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척간두 중소기업 ◆
창업자가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되고 '금탑산업훈장'까지 받는 등 탁월한 실적을 내던 사출 전문 중소기업 A사는 2017년 말 갑작스레 본사를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던 A사가 돌연 회사를 해외로 이전하고 창업자 일가도 모두 싱가포르로 이주한 것. 중소기업계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A사는 노동·환경과 관련한 과도한 규제 때문에 사사건건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렸고 터무니없는 상속세로 여러 차례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실제로 1일 A사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국내 경영 환경이 기업을 키우기에는 어렵다는 판단하에 외부 투자를 받아 본사를 이전한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보다 해외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해외 이전 배경을 밝혔다.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후 A사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6월 프랑스 기업을 인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고 한국을 떠나기 전 7000억원대였던 매출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기업인데 해외로 떠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중소기업 경영 환경이 점점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이 설상가상으로 반기업적인 규제 덫에 걸려 그로기 상태에 몰려 있다.


올 들어 10월 말 기준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접수된 중소기업 규제 애로는 3206건으로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들어온 건수(3225건)에 육박했다.

정부가 규제 혁파를 외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규제 환경은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게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중소기업에 커다란 부담이 되는 반기업 정책과 규제를 내놓는 한편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며 예산을 투입하곤 했다.

규제라는 채찍을 휘두르면서 예산 지원이라는 당근을 제시해 '병 주고 약 주는' 행태를 거듭해온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규제에 치여 벼랑 끝 상황에 내몰린 중소기업은 "돈이 아니라 규제를 풀어달라"며 절규하고 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후약방문 식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규제 그물이 너무 촘촘해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진교 한국중소기업학회장(계명대 교수)도 "우리나라는 뭘 할 때도 규제가 있고, 안 할 때도 규제가 있을 정도로 규제 천국"이라고 꼬집었다.


■ 공동기획 : 매일경제신문사·중소기업중앙회
[기획취재팀 = 이덕주 팀장 /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박윤균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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