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초심을 지키기란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기사입력 2020-10-30 06:02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열국지로 보는 사람경영-41] 한식의 유래를 말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이 '개자추'입니다.

지금도 산시성에 있는 면산에는 그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는 춘추시대 2대 패자인 진문공 중이에게 특별한 신하이자 동지였습니다.

19년 망명과 유랑 생활을 함께했고 양식이 떨어져 중이가 배고픔을 참지 못하자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고깃국을 끓여 주었습니다.

그는 진문공이 진나라 권좌를 차지한 뒤 시행한 논공행상에 참여하지 않고 노모와 깊은 산속에 은둔했습니다.

진문공이 뒤늦게 그를 찾았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진문공은 그가 사는 면산에 불을 질러 나오게 하려고 했으나 그는 불에 타 죽으면서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후 진나라 백성들은 개자추가 죽은 날을 기리기 위해 불로 요리한 더운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여기에서 한식이 유래한 것이지요.
개자추는 중이를 따르던 동료들이 권력을 차지하면서 초심을 잃었다고 봤습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진문공을 추대했던 마음이 높은 벼슬과 녹봉을 받으려는 욕심으로 더럽혀졌다고 판단한 것이었죠. 그래서 깊은 산속으로 숨은 것입니다.

애초에 이런 마음을 품게 된 사건이 있습니다.

진문공이 진(秦)나라의 도움으로 대군을 이끌고 황하를 건너기 직전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살림을 담당했던 호숙은 오랫동안 가지고 다녔던 그릇 등 낡은 물건을 모두 배 안으로 옮겼습니다.

이 모습을 본 중이가 웃으며 말합니다.

"내가 진나라로 돌아가 임금이 되면 진수성찬을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것인데 이런 쓰레기 같은 물건들을 어디에다 쓰려는 것인가?" 그러면서 모두 버리라고 했습니다.


이를 보고 있던 호언은 생각합니다.

"공자는 아직 부귀를 얻지도 못했는데 벌써 빈천할 때를 잊고 있다.

훗날 새것을 좋아하고 옛것을 버린다면 환난을 함께했던 우리도 쓰레기처럼 팽개쳐질 것이다.

" 그는 진(秦)나라에서 받은 보물을 중이에게 바치며 말합니다.

"공자는 황하를 건너면 나라를 얻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신은 아무 도움을 드릴 수 없게 될 터이니 떠나고자 합니다.

이에 이 보물을 드리려는 것입니다.

" 일행을 이끌었던 호언의 갑작스러운 결별 선언에 중이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묻습니다.

"과인은 이제 외숙(호언)과 함께 부귀를 누릴 생각인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요?" 이에 호언은 중이를 곤궁에 빠뜨렸던 과거 일들을 열거하며 떠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힙니다.


그제서야 중이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그리고 호숙에게 버린 물건을 다시 배에 싣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호언이 내놓은 보물을 황하에 던지며 맹세합니다.

"내가 귀국하여 외숙의 공로를 잊고 함께 한마음으로 정사를 돌보지 않는다면 내 자손이 번성하지 못할 것이다.

" 이 모습을 지켜보던 개자추는 속으로 웃으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중이 공자가 귀국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그럼에도 호언은 하늘의 뜻을 가로채 자신의 공로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귀나 탐하는 이런 무리들과 한 조정에 서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개자추는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고 할 만큼 스스로에게 엄격했습니다.

20년 가까이 고생했는데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크게 성공했거나 권력을 차지한 뒤에는 대부분 초심을 잃게 마련입니다.

영웅호걸로 평가 받는 진문공과 그를 따르던 신하들도 마찬가지였죠. 개자추만 예외였습니다.

그만큼 초심을 지키기 어려운 것입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매경DB
윤석금 회장의 웅진그룹 흥망성쇠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윤 회장이야말로 초심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대로 보여준 기업인입니다.

영업사원으로 출발한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세일즈맨 신화를 일궜습니다.

잘나갈 때는 3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30위권의 그룹에 들었지요. 하지만 연이은 성공이 결과적으로 윤 회장에게는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변 경고를 무시하고 극동건설 인수 등 외형을 키우는 데만 골몰했던 것입니다.


이는 겸손한 마음과 내실이 중요하다는 초심을 잃은 탓이 큽니다.

그는 주력 기업인 코웨이를 매각하고 자신의 모태인 웅진씽크빅 경영에 집중하며 다시 초심을 찾았습니다.

큰 실패를 막으려면 수시로 초심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자추가 진문공의 애타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산에서 나오지 않은 일화는 초심을 잃지 않은 것이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집니다.


[장박원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웅진 #코웨이 #웅진씽크빅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