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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임기 6년 제한 추진하는 당정-주주·이사회 권한 무시…新관치 논란
기사입력 2020-10-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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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9년이라는 얘기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

왜 이런 얘기가 회자되고 있느냐?”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기가 3년이나 연임돼 그렇다.

셀프연임 부분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제출해 적절한 민간 인사가 되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중 김한정 의원 질문과 은성수 위원장 답변이다.


이후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연임이 이슈로 떠올랐다.

현재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임기를 마치면 만 9년을 채우게 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연임에 성공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한정 의원은 “ ‘금융지주 회장들이 책임은 안 지고 권한만 행사한다’는 말이 나온다.

대한민국 재벌 체제가 갖고 있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소수 지분과 인사권 등을 갖고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는 점인데, 지금 거대 금융지주 그룹들도 닮아가고 있다”며 임기 관련 법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역시 관련해서 보폭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관련 개정안을 마련해 제한할 것”이라 답변한 바 있다.

이는 최근 금감원 국정감사 때 다시 한 번 강조됐다.

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법이 부각될 분위기다.




▶금융지주 회장 권한 막강
▷9년 임기 채우면 연봉만 100억원
우선 사실 관계부터 따져보자. 한 해 금융지주 회장이 받는 연봉은 얼마 정도일까.
3연임 중인 김정태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24억9700만원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성과급 등의 명목으로 22억700만원을 지급받았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15억95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와 같은 4억800만원을 받았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도 기본적으로 연봉이 10억원이 넘는다.


여권 일각에서는 3연임 9년 임기를 마친다면 금융지주 회장 연봉은 100억원 내외는 기본일 것으로 내다본다.


그런데 그만큼 회사는 물론 국내 산업에 기여했느냐를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논리다.

오히려 ‘주인 없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재벌에 가까운 공고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대신 금융 공공성은 외면하고 있다는 시선도 팽배하다.


김한정 의원 측은 “지주 회장의 무소불위 권한을 축소하는 대신 금융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장기 집권에서 빚어지고 있는 금융권 내 파벌 문화와 같은 폐해도 이참에 개선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장뿐 아니라 사내이사 임기 제한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발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금융권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회장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김한정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의 ‘회전문 인사’ ‘셀프 연임’ 등 1인 지배체제가 공고화되면서 금융의 사유화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배구조 관련, 임기를 법으로 제한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올해 초 개정된 상법에서는 사외이사 임기는 한 회사에서 6년 이상 일할 수 없도록 못 박았다.

지나치게 오랜 기간 사외이사로 일하다 보면 이사회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정치권 움직임은 금융권이 자초했다는 평가도 비등하다.


2017년 윤종규 회장은 2연임 당시 ‘셀프 연임’ 논란을 빚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차기 회장에 도전한 윤 회장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포함됐는데 사외이사는 회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즉, 회장을 선임하는 사외이사를 차기 회장이 되고자 한 후보자가 뽑은 셈이라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후 관련 규정을 각 금융지주사가 일제히 고쳤지만 문제 제기는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임기제한법, 최선일까
▷미국에서는 장기 집권이 오히려 전통

반면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민간 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해치는 ‘관치’라며 반발이 거세다.


회장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면 그 사안만 개선해야지 굳이 임기를 꼭 몇 년만 하라고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비등하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산업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 있는 CEO가 있다면 임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업종이다.

물론 임기 중 급격한 실적 악화, 비위 행위, 사적 이익 추구 등이 문제된다면 연임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이 역시 엄연히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지 당정에서 거론할 의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선진국 사례를 놓고 봐도 임기 제한을 법으로 규정하는 곳은 거의 없다.


미국에서는 장기간 연임 사례가 흔하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전 골드만삭스 회장이 지난해 1월 임기를 마칠 때까지 총 12년간 회장직을 수행한 게 대표적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2005년부터 지금껏 현직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JP모간체이스 이사회는 2018년에 제이미 다이먼 회장 임기를 5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가 나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회사 기여도와 실적이다.

제이미 회장은 사실상 취임 첫해인 2006년 연간 순이익이 144억달러였던 JP모간체이스를 지난해 순이익 364억달러짜리 회사로 성장시켰다.

순이익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대안은 뭘까.
이사회가 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식의 내부 규준을 고치는 방식을 검토해볼 수 있다.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전 금융연구원장)는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경영판단, 의사결정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이사회 참석, 감사 기능 강화 등의 규준을 강화하고 여기에 더해 CEO가 연초 혹은 임기 초 제시한 경영 목표 이행 여부를 연말 혹은 임기 말에 평가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개발, 이를 토대로 차기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시스템이 확립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 통과 가능할까
▷당정 힘 합치면 가능, 반발도 거세
여권에서는 개정안 발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도 어떤 식으로든 금융지주 회장 장기 집권 관련 내용을 개정안에 담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다수당인 여당과 금융정책당국 문제의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금융지주 회장 관련 새로운 법이 통과할 가능성은 높다.

다만 임기를 몇 년으로 박을지와 관련해서는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야당은 반대 일색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전 금융연구원장)은 “국회의 지나친 입법 만능주의는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조용병 회장, 손태승 회장 등의 3연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참고로 조 회장과 손 회장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남주하 교수는 “2017년 셀프 연임 논란 때 금융지주사들이 알아서 내부 규준을 고쳐 지배구조 개선을 했고 지배구조 관련 꾸준히 외부 기관 평가도 받고 있는 만큼 연임, 차기 CEO 관련 룰 역시 민간 회사가 자율적으로 하게 놔두는 것이 오히려 금융산업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1호 (2020.10.28~11.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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