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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술 숭상하던 유교사회 파고든 와인
기사입력 2020-10-29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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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인 오상(五常)은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오륜(五倫)과 함께 유교 윤리의 근본을 이루는 덕목이다.

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오상과 오륜의 가치로 유지돼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이번 추석 명절을 보내며 이렇듯 수천 년간 유지돼 온 유교 문화가 작금의 팬데믹 시대를 맞아 점차 탈색돼 가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불효자는 '옵'니다'란 플래카드가 도로 곳곳에 붙어도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이번에는 고향으로 가는 집단적 추석 문화에서 벗어나 여행이나 휴식을 취하는 개별적 추석 문화로 바뀌는 모습이었다.

필자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첫 추석 명절이 됐으니 말이다.


덕분에 추석 연휴 기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삼국지 콘텐츠를 시청했다.

예전에 읽었던 삼국지 소설과는 확연히 결이 다른 시각으로 영웅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자연스레 영웅들의 리더십과 그들의 음주 문화에 관심이 갔다.

오만은 스스로를 몰락의 나락으로 이끌고, 치욕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과정으로 본 그 시대 영웅들의 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유비, 관우, 장비는 피로 맹세하고 술로 결의를 다짐했다.

전쟁사에 길이 남은 적벽대전을 오나라와 촉나라 연합군 승리로 이끌게 된 시초도 술과 연관 있다.

오나라 대도독 주유의 친구인 위나라 장간이 스파이로 왔을 때 열린 군영회는 극적인 첩보전에 다름 아닌 술자리였다.

결국 술자리 첩보전을 계기로 화공 전략이 성공하게 되고, 10만도 채 되지 않은 연합군이 100만이 넘는 조조군을 패퇴시키게 만든다.


읍참마속(泣斬馬謖)도 유명하다.

제갈량이 아끼는 마속은 성정이 급해 전쟁에서 군령을 어기고 패하고, 공명은 군율의 지엄함을 보이기 위해 눈물을 머금으며 마속을 참하게 된다.

참형장으로 가는 길에 동료 장수 위연이 마속에게 마지막 술잔을 권한다.

이승을 한 잔의 술로 마감하고 내생에서 다시 만나자면서. 동료 간의 '의'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유교 사회에서 술은 공동체주의를 강조한다.

술로 신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어른과 손님을 대접하는 것을 덕행으로 삼았다.

사례를 든 것처럼 삼국지에선 좋은 자리에는 그에 걸맞은 좋은 술이 대접돼야 격(오상)이 맞는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다.

또한 중요한 의식이나 행사에는 반드시 술이 함께 있어야 그 자리가 유효했다.


조상과 고향 어른들에 대한 예로 맞이했던 명절이 이제 가까운 사람끼리의 만남과 휴식의 시간으로 점차 변모하고 있다.

술도 차례에 바치는 예의 대상이기보다 각자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즐거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 과정에서 개인이 선택하는 술도 차차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광고로 와인 광고가 시작되고 있다.

이제 와인이 오상의 격에 맞는 술로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승철 나라셀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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