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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 만난 사람] 양재동에 도시첨단물류단지 짓는 김홍국 하림 회장
기사입력 2020-09-2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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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김경도 유통경제부장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서울 논현동 사옥에서 하림그룹의 미래 비전과 경제위기 극복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식품물류 혁신과 글로벌 곡물유통사업 확대로 하림그룹을 글로벌 첨단 종합식품회사로 새롭게 도약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 논현동 하림 사옥에서 만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 '곡물-해운-사료-축산-도축가공-식품제조-유통판매'라는 식품의 가치사슬 전 과정을 통합하는 큰 그림을 하나하나 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꿈을 실현시키는 한 축은 최근 서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하림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도첨단지)'다.

서울 강남 요지인 양재동 9만4949.1㎡(약 2만8800평) 용지에 5조7000억원을 들여 친환경·스마트 물류단지와 초고층 복합시설을 짓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김 회장은 "포장·재고·쓰레기 없는 최첨단·친환경 물류단지와 연구개발·상업·주거·문화 복합단지를 지어 물류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기존 식품 사업과도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축은 글로벌 곡물유통 비즈니스다.

하림그룹 계열사이자 국내 최대 곡물 선사인 팬오션은 이달 초 미국 내 곡물터미널 운영회사 EGT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곡물자급률이 25%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곡물생산 및 유통국가인 미국에 곡물조달기지 거점을 확보한 것"이라며 "글로벌 곡물 유통사에 의존하는 우리의 식량주권을 수호하는 한편, 축산의 경쟁력인 곡물수급 안정화, 글로벌 곡물유통 사업 확대 등을 위한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과 각종 규제 등에 대해서도 "창의적인 선각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그러면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창출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다음은 김 회장과 나눈 대담 내용.
―양재동 도첨단지 프로젝트는 어떤 개념입니까.
▷단순한 물류창고가 아닙니다.

전자상거래 시대에 걸맞은, 물류와 유통, 첨단 ICT 등이 결합된 스마트 도시 물류단지죠. 국가 법에 의해 계획돼 고시가 된 겁니다.

도시·국가경쟁력을 위해 물류단지가 반드시 필요한데, 비싼 땅에 들어서면 채산성이 맞지 않으니 지하 물류센터에 지상 개발을 복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서 개발을 유도한 겁니다.

전국에 모두 6개 단지가 선정됐는데 서울 강남 복판이자 수도권의 정중앙인 이곳만 한 입지가 없죠.
―첨단물류센터란 게 어떻게 구현됩니까.
▷한마디로 재고와 쓰레기와 포장재가 없는 스마트·친환경 물류센터입니다.

재고를 쌓아두지 않습니다.

24시간 이내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물량만 들여옵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재고가 생기지 않고 바로 배송 가능한 물량만 정확히 입고하는 거죠. 밤 12시에서 새벽 3시 사이에 배송될 식품이 산지나 공장에서 입고되면 곧바로 장바구니 포장만 해서 각 가정에 배달합니다.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개념입니다.

양재동 도첨단지는 강남권·수도권 정중앙 입지라 2000만 인구에게 3시간 내 배송이 가능합니다.

입고는 초대형 수소차로, 배송은 소형 전기차로 해결할 겁니다.

교통체증 없는 시간에 움직이고 공해유발도 없지요. 포장 물류도 사실상 '제로'로 만들 생각입니다.

요즘 배송되는 택배는 엄청난 쓰레기를 낳습니다.

소비자들이 주문해 받는 물건 가격엔 포장재 및 쓰레기 처리비용이 포함된 건데, 소비자들은 돈 내고 쓰레기 처리 부담까지 떠안게 되는 셈입니다.

산지·공장에서 배송까지 최단시간에 배송하고 박스 포장 등을 모두 없앨 계획입니다.

식품만 놓고 보자면 소비자 입장에선 약 10% 정도 가격이 내려가는 메리트가 생길 겁니다.

이런 포장재 제로 물류를 시도하는 건 아마 세계 처음일 겁니다.

물류센터 내 발생하는 일반 쓰레기는 70%, 음식 쓰레기는 100% 재활용해서 단지 내 쓰레기도 사실상 없앨 계획입니다.


―어떤 시설들이 들어섭니까.
▷(김 회장은 "서울시의 인허가를 전제로 한 이야기"라며 "아직 구상단계"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 지하로 상당 부분 깊이 파서 최첨단·초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지상엔 최고 70층짜리 한 동을 포함해 총 6동을 지을 생각입니다.

지상부엔 주차장을 포함해 연구개발(R&D) 시설, 오피스, 쇼핑몰, 주거시설, 문화공연시설, 숙박(호텔), 영화관, 컨벤션 시설 등을 입주시킬 계획입니다.

하나의 '콤팩트시티(Compact City)'라고 할까요. 이 안에서 모든 생활이 해결될 수 있는 미니 도시를 짓는 게 목표입니다.


―이런 초대형 프로젝트면 파트너들도 찾아야 할 텐데요.
▷좋은 CM(건설사업관리), 뛰어난 글로벌 설계사, 탁월한 건설사는 물론이고 쇼핑시설, 호텔 등을 운영할 일류급 파트너들을 찾아야죠. 사실 최근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의향서가 공개되면서 여기저기 만나자고 하는 곳들이 하도 많아 정신없을 정도로 바쁩니다.

(김 회장의 책상 위에는 국내 10대 기업 중 한 곳이 건넨 사업 제안서가 펼쳐져 있기도 했다.

) 하림의 자금으로 100% 지을 수는 없지만 투자비가 상당 부분 충당될 거라 봅니다.

우리가 금융기관을 찾는 게 아니라 은행들이 관심 갖지 않을까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인데, 시너지가 있을까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양재IC부터 한남IC까지 지하 2층은 고속도로, 지하 1층은 지상과 연결 통로, 지상은 시내도로, 그 위는 녹지공간으로 조성될 겁니다.

서울시민들의 찬성률이 굉장히 높은 걸로 알고 있고, 언젠가 실현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양재IC에 바로 접한 양재동 도첨단지 지하물류센터와 곧바로 지하로 연결되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 부분까지 다 고려해서 도첨단지 개발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하림그룹의 향후 계획은.
▷원재료부터 제조, 물류·유통을 아우르는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기존 사업군도 같이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팬오션을 통한 곡물 물류 비즈니스도 주력 사업입니다.

이달 초엔 미국의 곡물터미널 업체인 EGT 지분 36.5%를 인수했습니다.

태평양 일대,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 곡물 유통·물류 비즈니스 확대에 큰 획이 될 겁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대규모화와 스마트화를 동시에 추진합니다.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기르는 것과 자동화·스마트화는 밀접하게 같이 가는 것들입니다.

스마트팜을 예로 들자면,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스마트팜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코로나19, 청년실업 등 대내외적 경제환경이 지난합니다.


▷일자리는 일감의 부산물입니다.

일자리가 생기려면 일감이 있어야 하고, 일감은 경쟁력이 있어야 생겨납니다.

경쟁자(다른 국가)보다 규제가 많다면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지 않고, 규제 일변도로 나아간다면 일감이 생길 수 없습니다.

인위적인 일자리 만들기도 의미는 있고 취지는 좋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요. 시장은 의도한 대로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창의력과 앞을 보는 능력, 혜안을 가진 소수의 선각자와 기업이 일감을 만들고 그 부산물로 일자리가 생깁니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를 보세요. 혜안과 창의력을 가진 그들이 성공하니 어마어마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않았습니까. 창의력을 가진 이들이 열심히 일하고 꿈을 펼칠 수 있게 환경이 좋아져야 합니다.

계란을 부화기에 넣고 온도와 습도, 환기 등 조건만 맞으면 자연스럽게 병아리라는 생명이 태어납니다.

우호적인 환경만 갖춰지면 기업은 생명력을 갖고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 모자 26억 낙찰, 판교 갤러리에 무료 전시…긍정적 사고 알리고 싶어

―나폴레옹 모자를 경매로 낙찰받아 화제가 됐죠.
▷중학교 때 나폴레옹 평전을 읽은 뒤부터 도전정신과 긍정적 마인드에 이끌려 나폴레옹을 존경하게 됐습니다.

프랑스의 변방 중 변방인 코르시카 출신 촌뜨기가 프랑스의 황제에 오르고 유럽을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기상과 정신 덕분입니다.

2014년 우연히 라디오에서 모나코 왕실이 나폴레옹 모자(이각모)를 경매에 내놨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프랑스에 직원을 보내 경매에 참여시켰습니다.

전화기를 켜놓고 중계를 하면서 제가 실시간으로 지시를 했어요. 결국 유럽과 일본 응찰자들을 따돌리고 낙찰받아 당시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낙찰가가 26억원이었는데 "차라리 그 돈으로 이웃을 돕는 게 낫지 않냐"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물론 일리 있는 말이지만 저는 젊은이들에게 나폴레옹의 삶과 도전정신을 알려주는 것도 훌륭한 일이라 생각했어요. 판교 NS홈쇼핑 별관에 나폴레옹 갤러리를 개설했습니다.

무료로 운영하고 이각모는 물론 나폴레옹 초상화, 덴마크 국왕에게 받은 훈장, 원정 시 사용하던 은잔, 도검류 등을 전시하고 동영상도 상영합니다.

도슨트(해설사)가 안내도 해주면서 방문객들에게 나폴레옹의 정신을 친절히 설명해줍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도 인연이 있다는데요.
▷직접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이든 후보가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출신인데 2011년 하림그룹이 델라웨어주 시퍼드에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현 앨런패밀리푸드)를 인수한 적이 있지요. 굳이 따지자면 델라웨어주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연을 맺었다고나 할까요. 인수 당시 잭 마켈 주지사가 저를 영빈관으로 초청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감사하며 환대해줬고, 이듬해 마켈 주지사를 한국에 초청해 답례를 했습니다.

이후에도 델라웨어주 출신 정치인들이 방한하면 종종 만나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오면 당연히 저를 찾지 않을까요.
▶▶ He is…
△1957년 전북 익산 출생 △1978년 이리농림고등학교 졸업 △1998년 호원대 경영학과 졸업 △1986~1990년 하림식품 대표이사 △1990년~현재 하림 대표이사 △1993~2003년 한국계육협회 회장 △2001년~현재 하림그룹 회장 △2004년 전북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2006년~현재 하림재단 이사장 △2019년~현재 (사)재경전북도민회장
[정리 =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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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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