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드 로고 = 디스코드 제공

채팅 애플리케이션 디스코드(Discord)의 900명이 접속한 한 성 착취물 공유 서버(대화방)에 개설된 '동영상' 채널에서, 운영자가 올려놓은 불법촬영물 영상과 사진이 담긴 다수의 링크가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경찰이 'n번방'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성 착취물 유통 통로였던 텔레그램 등 해외 메신저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디스코드에는 이런 상황에도 성 착취물이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특히 2일 디스코드의 한 성착취물 서버에 올라온 게시물 중에는 지난 3월 성 착취물 제작·유포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의 텔레그램 '박사방' 관련 자료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스코드에는 박사방의 유료대화방처럼 성 착취물을 돈을 받고 공유하는 서버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3월 초 개설된 한 성 착취물 공유 디스코드 서버는 'VIP방', 'VVIP방' 등의 채널을 개설하고, 이용료를 낸 이용자들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VIP방'은 1개월에 2만 원, 'VVIP방'은 1개월에 4만 원 어치 문화상품권을 운영자에게 보내야 이용이 가능 했으며, 여기에 1만 원을 더 얹으면 무기한으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조주빈이 텔레그램에 여러 단계의 '박사방'을 만들고 이용자들이 납부한 돈에 따라 이용 등급을 다르게 한 수법과 비슷합니다.

디스코드는 성 착취물 공유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묶어 홍보하고 이용자 수에 따라 순위를 매겼습니다.

또 약 7천여 명이 접속한 디스코드 '홍보서버'에는 매일 자정 성 착취물 공유 서버 '접속자 순위'와 '서버 링크'가 업데이트되고 있었습니다.

일반 커뮤니티 서버와 게임 이용자들이 모이는 서버 링크도 제공하는 홍보서버는 이용자의 3분의 2가량인 4천700여 명이 성 착취물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디스코드는 201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텔레그램 대화방과 다르게 서버 안에 여러 개의 '채널'(작은 대화방)을 만들고 이용자들에게 등급 부여가 가능해, 작은 인터넷 카페처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당초에는 주로 게이머들이 같이 게임을 할 사람을 찾거나 정보 공유의 목적으로 사용했으나 현재 성 착취물 공유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23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자체 모니터링과 여성단체 제보 등을 통해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를 이용한 불법 음란물 유통 사례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별로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경찰청 본청은 위커(Wickr), 서울지방경찰청은 텔레그램, 경기남부경찰청은 와이어(Wire), 경기북부경찰청은 디스코드를 맡기로 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디스코드를 비롯한 해외 소재 IT 기업들과 공조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SNS별 수사기법도 개발 중"이라며 "구체적인 수사 협조 상황은 밝힐 수 없지만, 이와 무관하게 가상화폐·문화상품권 거래 내역 분석 등으로도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조문경 인턴기자 / sally3923@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