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해석은 판매사마다 제각각…"오히려 안전 자산" 해석까지도

【 앵커멘트 】
지난해 초 KB증권은 우리은행의 의뢰를 받아 플루토 펀드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 이른바 건전성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다면 손실률은 최대 30%에 달할 것이라는 내용인데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손실 가능성을 제시했는데도 일부 판매사들은 오히려 안전 자산이라고 해석하며 라임 펀드를 지속적으로 팔아왔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이나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최근 공개된 우리은행 내부 문건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2월 라임 펀드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상황 악화시 '플루토FI D-1호' 펀드에서 30%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 때문에 판매사들이 라임 펀드의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관련 펀드를 계속해 판매해왔다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에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전달했던 KB증권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평가하는 단순 지표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KB증권 관계자는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위기와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발생가능한 손실을 산출하는 기법"이라며 "개별 자산의 신용 위험을 측정해서 상환금을 예상하는 회계법인의 실사와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리은행 측에 제공됐던 결과는 펀드가 투자한 모든 자산의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엄격한 가정 하에 시뮬레이션 한 것"이라며 "레버리지 제공과 관련한 위험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수행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사전 펀드 부실을 포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 단순 지표의 결과는 대신증권 모 지점장에게 전달됐고, 안전한 상품으로 포장되는 도구로 활용됐습니다.

모 지점장은 최근 이를 둘러싸고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8월 투자자 설명회 당시 KB증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언급하며 안전하다고 설명했기 때문.

▶ 인터뷰 : 모 지점장 / 지난해 8월
- "올초 KB증권에서 극단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습니다. 뭐,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한 쇼크가 왔다고 가정해서 1금융권, 2금융권이 망하는 상황에서까지 어떻게 될거냐 했을 때 -2% 나왔어요. 이건 거의 원금 지킨다고 보거든요. "

이 지점장은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으로부터 KB증권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원금 손실이 거의 0%라는 말만 건네 들었고, 이 전 부사장에게 관련 문건을 달라고도 해봤지만,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달리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에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나 내용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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