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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닷새만에…멕시코 "USMCA 잘못됐다"
기사입력 2019-12-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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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새 무역협정 타결을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다.

미·중 무역합의는 핵심 분야가 빠져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은 대상국이 뒤늦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합의"라고 선전했던 USMCA 합의문은 서명한 지 닷새 만에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부 북미담당 차관은 15일(현시시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긴급히 워싱턴DC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의회가 19일께 USMCA 이행 법안을 처리할 예정인데, 법안에 최대 5명의 미국 외교관을 멕시코에 상시 주재시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협정 노동 기준을 준수하는지를 감독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USMCA 의회 비준에 제동을 걸었던 민주당은 노조 요구를 반영해 멕시코의 노동 기준 강화를 합의 조건으로 내걸었고, 결국 이를 관철했다.


세아데 차관은 멕시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독관 추가 파견 문제에 대해 "전혀 필요하지 않고 중복적인 조항"이라며 "멕시코는 이에 대해 합의하지 않았고 논의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는 내정 문제이며 반드시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면서 "멕시코, 미국, 제3국 전문가로 패널을 구성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NAFTA를 대체할 USMCA의 조속한 타결을 원했던 멕시코는 이미 지난 12일 상원에서 합의 내용을 승인했다.

그런데 미국이 이행 법안을 통해 풀타임 감독관 파견을 의무화하려고 하자 뒤늦게 야단법석이 난 것이다.

이에 대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라며 "그는 미국 제조업 노동자들이 매우 힘든 근로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경쟁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서도 내부 평가가 엇갈린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미·중 1단계 합의를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뤄낸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내에서 중국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자세를 유지해 온 인물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중 1단계 합의를 통해 환율과 금융서비스 문제까지 다룰 수 있는 실질적 메커니즘을 갖게 됐다"며 "농업을 넘어 전체를 아우르는 거래"라고 자평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향후 2년간 최소 2000억달러어치 구매하기로 약속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제조업·농업·서비스·에너지까지 앞으로 해야 할 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수출입 쿼터 목표를 잡은 것은 1980년대 일본에 대한 조치 이후 미국이 지난 30년간 피해왔던 관리형 무역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얼마나 살지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았고 관세만 낮춰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뒤로 물러나면서 중국 내 강경론자들에게 승리를 안겨줬다"면서 "이로 인해 무역전쟁은 더 골치 아파지고 길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세 제재 축소와 농산물 구입 규모 등을 두고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합의 서명도 내년 1월로 미뤄져 분쟁이 끝났다고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단계 합의로 대중 관세가 일부 완화됐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국 기업들 어려움은 여전하다면서 수혜자로 꼽히는 미국 농업계조차 아직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모든 합의가 작동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누가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대규모 관세를 부과한 뒤 상대국을 압박해 협상을 이끌어낸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미국농민연맹은 지난 13일 성명에서 "무역전쟁이 시작된 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2위 수입국에서 5위 수입국으로 떨어졌다"며 1단계 합의가 그간의 손실을 만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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