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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철회 합의했다더니…美 강경파 `딴소리`
기사입력 2019-11-0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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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가 임박한 가운데 합의문에 기존 관세의 단계적 철회(rollback)가 포함되는지를 놓고 미국 측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은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존 관세 인하가 1단계 합의 중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양측은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자 비공식적으로 내용을 확인해준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는 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국채 금리도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급등세를 나타냈다.

안전 자산 선호가 줄어들면서 국채값이 떨어진 것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97%까지 오르며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장중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장 초반 트위터에서 "주식시장이 오늘 크게 오르고 있다"며 "새로운 기록이다.

즐겨라!"고 부추겼다.

미·중 양국이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회하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보이는데, 이 문제로 백악관 내부의 노선 다툼이 드러나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단계적 관세 철회 방안을 두고 백악관 일각에서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매파 참모진은 중국의 실질적인 실행을 담보하지 않고 관세를 먼저 철회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은 "중국은 관세 철회를 합의의 일부분으로 만들기 위해 정교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중 협상에서 결정적 지렛대였던 관세를 무너뜨리기 위해 중국이 미국 증시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중국은 상무부 대변인 입을 통해 관세 관련 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미·중 양국이 동시에 같은 비율로 관세를 철회해가야 한다"고 압박했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트럼프 정부의 대표적 대중 매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긴급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밤 폭스비즈니스뉴스에 출연해 "현시점에서 1단계 합의 조건으로 기존 관세를 철회한다고 합의한 것은 없다"며 "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케이(OK) 사인'이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까지 막판 신경전이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NYT는 이날 "최종 합의에 이르면 관세 일부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난 협상이 그랬듯이 협상이 실패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탄핵 압박이 가속화하고 지방선거도 패배하며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미·중 1단계 합의를 일단 완료하려는 정치적 유인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가 고율 관세의 단계적 철회를 발표한 7일 중국 국무원은 '외자 활용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국무원은 의견에서 "금융과 자동차 등 분야에서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외국인투자자와 외자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이 무역협상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미국에 건넨 유화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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