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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담배회사로 간 내과의사 "담배도 건강 지키며 피워야죠"
기사입력 2019-10-1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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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담배를 끊을 수 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도 담배를 끊기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어떤 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인지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대영 한국필립모리스 과학총괄상무는 입사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김 상무는 지난 2월 한국필립모리스에 입사했다.

내과 전문의가 담배회사로 간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김 상무도 병원에서 일하던 때에는 여느 의사들처럼 '담배는 몸에 해로우니 끊는 게 좋다'고 권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자신도 담배의 중독성을 이기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담배를 꺼내곤 하던 애연가였다.


그런 그가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꿔 피우게 된 건 2년 전이었다.

호기심이 들던 차에 먼저 피워 본 동료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전자담배 흡연을 시작했다.

냄새도 덜 나고, 덜 자극적이고, 건강에도 조금 덜 해롭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서였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나자 이전보다 몸 상태가 좋아지는 걸 느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김 상무는 전자담배를 쭉 피워오고 있다.


그래서 한국필립모리스에서 입사 권유가 왔을 때도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자신처럼 담배를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하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소망에서였다.

김 상무는 한국에서도 전자담배의 득과 실에 대해 과학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담배라고 무조건 다 죄악시할 게 아니라 적어도 어느 게 더 해롭고 덜 해로운지 규명해 흡연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건강한 과학적·의학적 토론과 세미나 요청, 문의는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그의 이메일 주소를 공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필립모리스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필립모리스에는 500여 명의 과학자가 지난 10년간 수행한 담배 연구 데이터들이 쌓여 있다.

독성 물질 연구부터 시작해 동물시험, 사람을 상대로 하는 임상시험까지 다양하다.

그 가운데는 의사가 아니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자료들도 있다.

이를 일반 대중, 의사들에게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주장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과학적 근거는.
▷태워서 그 연기를 들이마시는 일반담배는 다량의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일반담배의 끝부분이 섭씨 800도 정도에서 불에 타는데,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해물질이 다량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필립모리스의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지 않고 히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첨단 센서 기술을 적용해 1초에 최대 1000회까지 내부 온도를 제어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캐나다 보건부 등이 규정한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일반담배와 비교한 결과, 유해물질이 평균 약 90%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실험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흡연을 지속한 그룹, 실험 시작 후 금연한 그룹, 마지막으로 실험 시작 후 아이코스로 전환한 그룹 등 3개로 나눠 90일 동안 연구를 진행했다.

이 3개 그룹을 대상으로 일산화탄소, 벤젠, 아크롤레인, 부타디엔 등 15개 유해물질 노출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흡연을 지속한 흡연자들은 실험 기간에 거의 일정한 농도의 유해물질에 노출됐다.

하지만 실험 중 금연한 흡연자들은 금연 후 하루, 이틀이 지난 시점부터 유해물질로부터의 노출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이코스를 사용한 그룹도 금연한 그룹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우리 몸에 끼치는 악영향도 감소하는지.
▷미국에서 약 1000명의 흡연자를 일반담배 흡연자와 아이코스로 전환한 사용자 등 2개 그룹으로 나눠서 이들의 신체 반응을 6개월간 측정한 연구가 있다.

그 결과 아이코스로 전환한 사람들은 6개월 후 심장 및 폐질환 등과 관련된 8가지 신체평가지표가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데이터들을 의사들도 많이 수용하는지.
▷아직은 '담배는 전자담배든 일반담배든 무조건 해롭다'고 생각하시는 의사 선생님이 많다.

그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는 분이 늘어나는 추세라 희망적이다.

"유해성이 줄어드는 데이터가 이렇게 나타났으면 제한적인 경우 환자에게도 권할 수 있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한국에서 담배 관련 연구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 있는지.
▷선진국에서는 담배를 약품의 일종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연구하는 데 큰 제약이 없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지난 10년간 투자한 연구비가 약 7조원이다.

국가나 대학에서 지원금을 주는 연구도 많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담배 자체를 백안시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쉽지 않다.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에서 연구 계획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정부 기관에서 지원하는 연구는 성분 분석 등이 전부다.


한국 국민의 흡연율이 2016년 기준으로 23.9%다.

남성은 40%를 넘는다.

이렇다면 무조건 못 피우게 하는 것보다도, 어떻게 건강에 덜 해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는 적극 지원해주는 게 맞는다.

담배 혹은 전자담배가 인체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한 데이터가 확보돼야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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