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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보료 3.2% 올렸지만…`文케어`에 재정 빨간불
기사입력 2019-08-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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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3.2%로 결정되면서 가입자들의 건보료 부담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그러면서도 문재인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케어)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기에는 모자란 수준이라 건강보험에 대한 재정 압박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원 마련을 위한 국고보조금 인상 역시 정부와 가입자단체 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점이 이번에 재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건강보험정책 관련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2020년도 건강보험료율을 3.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도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은 올해 6.46%에서 6.67%로 인상된다.

보험료율 인상으로 내년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월평균 보험료(본인부담금)는 올해 11만2365원에서 11만6018원으로 3563원 인상된다.

지역가입자는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가 8만7067원에서 8만9867원으로 2800원 오른다.


이날 건보료율 인상 결정은 문재인정부가 문재인케어를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7년 문재인케어를 발표하면서 매년 건보료율 인상률을 과거 10년간 평균 인상률인 3.2% 수준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발표한 '제1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도 목표치인 '평균 3.2%'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2022년까지 건보료율을 매년 3.49%씩, 2023년엔 3.2% 인상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가입자로서는 가뜩이나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재산보험료 증대,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 등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건보료율마저 오르면서 부담이 한층 커진 형국이다.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는 늘어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 강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 약 21조원 쌓여 있는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은 비급여 진료항목의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케어로 인해 2023년에는 절반 수준인 11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문재인케어로 인해 2026년에 누적적립금이 모두 소진된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또 다른 수입원인 국고보조금을 인상하는 문제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지난 6월 건정심을 통해 내년도 건보료 인상률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건정심 내 가입자단체 대표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합의가 불발된 바 있다.

당시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노동계 측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 측을 비롯한 가입자단체 대표 전원은 "국고보조금 인상 없이는 보험료를 인상할 수 없다"며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보험료 인상률 결정이 연기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복수의 건정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22일 열린 건정심에서도 가입자단체들은 국고보조금 인상을 주장했다.

이들은 보험료는 올리되 부대의견으로 '정부는 국고지원금으로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를 지원한다'는 문구를 명기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 측 반대로 인해 결국 '14% 지원을 노력한다'는 수준으로 적는 데 그쳤다.

한 건정심 위원은 "기획재정부와 복지부 측이 국고보조금 인상은 국회 권한이라 조금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국가는 매년 예산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14%는 국고(일반회계)에서, 6%는 담뱃세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된다.

그러나 기재부는 매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을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국고지원금을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지원해왔다.

올해 국고지원금은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3.6%(7조8732억원), 지난해에는 13.4%(7조1732억원)였다.

기재부는 법조항에 '예산의 범위에서' '20% 상당'이라고 명시된 문구를 근거로 적절한 지원이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경영계는 건정심의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23일 경총은 "보험료율 협상 과정에서 대내외의 엄중한 경제 현실, 기업과 국민의 부담 여력에 대해 거듭 우려를 밝혔음에도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의견문을 냈다.

경총은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보료율이 재차 인상된 것은 "정부가 문재인케어의 차질 없는 추진을 명분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 지원율을 높여야 한다"며 "또 의료 쇼핑과 과잉 진료 등을 통제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부정 수급 등 재정 누수 방지를 위한 엄격한 지출관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국민적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건정심에서 경영계와 노동계를 비롯한 가입자단체 측은 3.2%보다 낮은 2.89%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경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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