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스캔들로 골치를 앓고 있는 일본 닛산자동차가 판매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자사 직원 1만명 이상을 감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회사 관계자를 인용해 닛산이 전 세계 지부 직원을 최소 5200명 추가 해고하는 계획을 25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24일 보도했다.
지난 5월 4800명 감원 방침을 밝힌 것을 감안하면 닛산 감원 규모는 총 1만명에 달한다.
추가 감원 계획은 25일 2분기(4~6월)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과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감원은 전 세계에 걸쳐 이뤄지지만 매출이 잘 나오지 않아 이익이 떨어지는 곳을 중심으로 북미와 중남미, 영국 등 유럽 외에 일본 공장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차 판매 부진은 라틴아메리카 최대 시장으로 통하는 북미 멕시코에서 두드러진다.
현지 엘이코노미스타는 멕시코자동차중개협회(AMDA) 통계를 인용해 올해 1~6월 멕시코에서 닛산차 판매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고 24일 보도했다.
AMDA가 내놓은 '2019년 1~6월 전국 자동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판매 실적' 자료를 보면 1~10위에 들어간 닛산 모델 4개가 전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1위인 닛산 베르사 모델이 올해 1~6월 4만777대 팔려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 줄었고, 센트라 모델 판매량도 27.4%나 쪼그라들었다.
상위 10개 모델 중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판매량 76% 증가 기록을 낸 한국 기아(KIA)를 제외하면 일본 닛산과 혼다, 독일 폭스바겐(VW)이 전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닛산이 일자리를 축소하는 배경으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 스캔들도 관련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닛산 공장 500여 명 감원 방침이 나오던 4월 당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회삿돈 유용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곤 전 회장이 판매 확대 등 팽창 노선을 주도했지만 스캔들 이후 닛산이 이를 대폭 수정해 유럽·북미 시장 생산거점을 축소한다는 계획을 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닛산은 지난 4월 '유럽 시장 판매 부진'을 이유로 스페인 공장에서 500명 일자리를 줄인다는 계획을 마련했고, 5월에는 '북미 시장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전 세계 지부에서 총 48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닛산차 부활 공신'이라는 평을 받던 곤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회삿돈 유용과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 기재 등 혐의로 체포됐다.
곤 전 회장 스캔들까지 겹치면서 2018회계연도 닛산차 영업이익은 3182억엔(약 3조4700억원)으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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