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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영세기업 절규 속…이제야 폭주 멈춘 최저임금
기사입력 2019-07-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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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최저임금 8590원 ◆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왼쪽)과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공익위원)가 1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투표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화면에 노측 제안(8880원)이 11표, 사측 제안(8590원)이 15표를 얻었다는 투표 결과가 보인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운 문재인정부는 2017년 취임하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8350원으로 30% 가까이 올려놨다.

그러나 과도한 인상으로 인해 소상공인·중소기업 경영 상황은 악화됐고, 취약 근로자들은 노동시장에서 이탈했다.

'을과 을'의 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경영계에 이어 정부와 여당도 '속도 조절'로 방향을 튼 결과가 12일 최저임금위원회 투표 결과로 나타났다.

1만원을 향해가던 최저임금의 과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최저임금이 동결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아쉽지만 그래도 인상률이 억제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주 52시간을 일한다고 했을 때 이번에 올라간 시급 240원을 고려하면 근로자 1명당 연간 60만원 정도 들고,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300만명이라고 할 때 전국에서 1년 동안 1조8000억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우선 경영계가 10년 만에 최저임금 삭감안을 들고 나온 것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현 경제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과거 위기들이 금융시장에서 촉발됐다면 지금은 실물시장 부진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을 합한 정도로 평균적인 인상 수준이라고 본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을 평균적인 수준에 맞춰서 실질적으로는 인상이 아닌 게 됐지만 지난 2년 동안 급격히 올린 것에 대한 보완 조치 측면이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최소한의 최저임금 인상 결정 과정에서 현 경제 상황이 이론적인 근거로 제시됐다면, 소상공인들 고통과 취약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더 이상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용자위원들 분석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비중이 올해 들어 급증했고, 매출액 역시 올해 1분기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한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취약계층 고용 부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소매업·음식숙박업은 고용 감축과 근로시간 단축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고,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6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8.9%가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직원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과거 2년치 최저임금은 기대 이상 높았지만 오늘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은 3%가 좀 안 되는 수준이라 여러 고용 상황, 경제에 미치는 영향, 수용도가 잘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존폐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초 일자리안정자금을 편성한 이유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최저임금 인상률이 2.87%로 제한된 내년부터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더라도 영세 사업자들 어려움이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자리안정자금이 계속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기재부와 협의 중인 내년도 예산안에도 일자리안정자금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급되던 일자리안정자금을 급격히 줄이거나 없애면 사용자들이 부담하는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서서히 줄이는 연착륙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진호 기자 / 전경운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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