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광고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글로벌 포커스] 한일 FTA 네트워크 경쟁
기사입력 2019-06-25 00:08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최근 6개월째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부진의 원인은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단가 하락, G2 무역분쟁 장기화, 중국 경기 둔화 등 때문이다.

정부는 무역금융 확대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경기 하강기에 수출 부진 타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월별 실적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상위 10개국이 전체 수출의 71%를 차지하는 우리 수출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대해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정비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FTA 네트워크 구축에서 줄곧 일본을 앞서 왔다.

2003년 참여정부 때 FTA 허브 국가로 도약하자는 담대한 목표를 세우고 동시다발적 협상을 추진한 결과 현재까지 16개 FTA를 타결해 이 중 15개를 발효시켰고, 전 세계 52개국과 호혜적 관세 혜택을 나누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의 3대 경제권과 FTA를 모두 체결한 나라는 한국과 칠레뿐이다.

이에 반해 일본은 자국 농산품 보호를 위해 개방을 덜 하고 상대국과 경제협력에 중점을 두는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추진해 왔다.

내용은 FTA와 유사하지만 국내 시장 보호에 초점을 두므로 일본의 통상 협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역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작년 말 일본이 EU와 17번째 FTA를 타결한 데 이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발효시켰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작년 2월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타결한 FTA는 한·영 FTA의 원칙적 합의 외에는 없다.


물론 아직 FTA 체결 국가 수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FTA 국가 비중 면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지만, 우리가 역전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협상 중인 미국·일본 FTA는 일본만 조금 양보하면 연내 타결될 전망이고, 중국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타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태평양과 대서양 국가를 연결하는 중심축(Linch Pin) 역할을 꿈꾸며 FTA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지만 아쉽게도 그 역할은 일본이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더 무서운 것은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분풀이로 일본 정부가 CPTPP 회원국 신규 후보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는 점이다.

우리가 가입 선언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사이 CPTPP 12번째 회원국이 될 길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 한일 FTA의 성사 가능성은 전무하지만 RCEP 외에 한·중·일 FTA 협상이 7년째 계속되고 있어 어떠한 형태로든지 일본과의 양자 관계 정립은 불가피하다.

일본과의 FTA는 농수산물 수출에 유리하지만 단기적 관점에서 중소기업과 소재산업 등 제조업에 대한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한일 FTA 네트워크가 역전돼 협상력이 저하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수출기업에 전가된다.


최근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우리나라가 운 좋게 역전승을 거뒀지만 FTA 네트워크 경쟁에서 역전패를 당한다면 그 의미가 반감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타결된 FTA를 빨리 비준해 발효시키는 것이다.

시장은 크지 않지만 한·중미 FTA가 1년 반이나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입법부에서 책임지고 비준해 우리 수출시장의 다변화 노력을 도와주기 바란다.

1990년대 WTO 시대, 2000년대 FTA 시대를 넘어 2010년대 메가 FTA 시대에서 일본이 통상 강국으로 군림한다면 우리는 계속 변방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일본에 뒤지지 않도록 FTA 네트워크를 혁신하고 새로운 판을 깔아 우리 수출의 돌파구로 삼기 바란다.


[우태희 연세대 특임교수·한국블록체인협회 산업발전위원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