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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미국 보란듯…북핵·무역협상 앞두고 공동전선
기사입력 2019-06-1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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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20~21일 북한 방문 ◆
1차 북중 정상회담 때의 시진핑과 김정은 <br>지난해 3월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함께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 [사진 제공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이 오는 20~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격 방북을 17일 저녁 동시 공개하며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열흘 사이에 미국과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각각 서울과 평양을 찾는 유례없는 외교전이 펼쳐지게 됐다.

시 주석의 방북은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이뤄져 하반기 한반도 정세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던 만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가는 순서는 맞는다"면서 "올 초부터 북·중은 시 주석 방문 관련 모든 준비를 해놨고 시 주석만 결심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미·중 전략 경쟁이 새로운 변수가 돼서 중국이 지금까지 (시 주석 방북을) 연기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서 비핵화 관련 긍정적인 진전을 이루고 싶다고 하면서 회담 용의를 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인 회답을 했던 만큼 시 주석이 방북을 할 중요한 장애를 제거한 셈이 됐다"고 설명했다.


북·중이 시 주석의 첫 방북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대미협상'이다.

양국 모두 사활이 걸린 대미협상을 앞두고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시 주석은 오사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무역 담판을 벌이기 앞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갖는다.

남다른 대북 영향력을 과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대화재개 신호를 보낸 직후 평양에서 시 주석을 만나게 된다.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인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시 주석 방북의 외견상 명분은 그동안 김 위원장이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현재 수세에 몰린 상황을 타개하려는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폭탄' 압박과 화웨이에 대한 전방위 제재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 주석으로서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대미 관계에서도 중요한 반전 계기이자 협상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 기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의 중재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만큼 독특하고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 나라는 없다"며 "중국은 미·북 간 교착 상태를 풀어줄 중요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중·러 관계를 강화한 이유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앞두고 우군 확보, 나아가 '북·중·러 3각 연대' 복원을 통한 대미 시위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홍콩 시위 사태로 미국과 유럽의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이 대내외 정세 위기 돌파 차원에서 '북한 방문'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미·중 통상 분쟁에 홍콩 반중 시위까지 겹쳐 중국에 불리한 정세가 펼쳐졌다"며 "시 주석이 이 시점에서 방북 카드를 꺼낸 것은 정세를 환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측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에 앞서 든든한 후견자인 중국의 존재를 한미에 확인시키는 효과가 크다.

또 그동안 4차례나 중국을 방문하고도 시 주석의 답방이 이뤄지지 않아 국내외에서 제기됐던 '대중 저자세' 외교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과 평안남도 회창군에 위치한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능원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 정상이 미국에 맞서 싸운 혈맹관계와 각별한 유대관계를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 행보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공들여 건설한 여명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 등 김정은 시대 평양의 랜드마크 사이로 대대적인 카퍼레이드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무개차에 올라 새롭게 조성된 평양 신시가지 곳곳을 누빈 것과 비슷한 그림이 연출될 개연성이 크다.

이를 통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경제건설 총집중노선의 성과를 호평하며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지원할 뜻을 밝힐 수도 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김성훈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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