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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지고 극우·녹색당 약진…"EU 분열 가속화할 것"
기사입력 2019-05-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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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활짝 웃는 佛 르펜</b><br> 26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극우당 국민연합(RN)이 프랑스에서 1위를 차지하자 극우당 대표인 마린 르펜이 파리 팔메라이에서 활짝 웃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유럽이 의회 선거를 통해 보다 선명한 색깔로의 변화를 선택했다.

그동안 중도와 통합을 표방하며 유럽의회를 장악해 온 양대 정치 그룹의 의석수가 대폭 감소했다.

반(反)난민·반(反)유럽연합(EU)을 내세운 극우·포퓰리스트 정당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아울러 녹색당이 이번 선거에서 약진하면서 기후변화 의제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정치 지형의 대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3~26일 선거를 마치고 유럽의회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정치그룹별 잠정 의석수에 따르면 전체 751석 가운데 중도 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 그룹이 180석을 얻어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의석수인 216석보다 36석 줄어든 것이다.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 그룹은 146석을 획득했다.

S&D는 제2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현 의석수인 185석에서 39석을 잃었다.

지금까지 연정을 통해 유럽의회를 장악해온 EPP와 S&D 의석수가 326석에 불과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최대 관심을 모은 극우·포퓰리스트 3개 정치세력은 171석을 차지해 현 의석수보다 16석 증가했다.

이들 3개 정치세력이 똘똘 뭉치면 사실상 제2당으로서 역할이 가능해진다.


<b>獨 녹색당 환호</b><br> 독일 녹색당의 카트린 괴링에카르트 원내대표(앞줄 맨 오른쪽)가 2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당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EPA = 연합뉴스]

극우 성향 정치그룹에는 최근 유럽에서 인기를 끈 정치인들이 포함돼 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 독일 난민 정책에 맞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이 대표적인 극우 정치그룹이다.


이에 따라 EPP와 S&D가 유럽 내 주도권 유지를 위해서는 중도 성향인 자유민주당(ALDE)과 연정이 불가피해졌다.

EU 통합 강화를 주장하는 ALDE 그룹이 지난 선거보다 40석 더 많은 109석을 차지해 제3당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극우정당에 대한 견제 심리로 ALDE가 큰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ALDE 소속인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로이터통신에 "권력의 독점이 깨졌다"고 말했다.

정치 세력 난립이 예상되는 만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둔 EU에서는 정치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79년 이후 의회를 휩쓸어 온 주류 시대가 종말을 고하게 됐다"며 "4개 세력으로 분열된 EU 체제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우 정당 동맹을 이끌고 있는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변화의 바람을 느꼈다"며 "유럽에서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쟁점들과 관련해 향후 EU 분열이 더욱 심화될 것을 예고한 셈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유럽인들 우려가 높아져 녹색당 그룹이 선전한 것도 두드러졌다.

녹색당 그룹은 현재 의석수인 52석에서 17석을 늘리며 69석을 차지했다.

AFP통신은 기성 정당들이 쇠락한 유럽의회에서 녹색당이 각종 이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PP 소속인 만프레트 베버 의원마저 "이번 선거는 녹색당의 승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녹색당은 향후 정책 결정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폭 반영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 조치에 대한 서면 약속 등을 연정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해 산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무역 정책에 대한 수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가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에 패배하면서 마크롱의 정치적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브렉시트를 앞둔 영국에서도 유권자들은 브렉시트 혼란을 야기한 양대 기성 정당에 책임을 물었다.

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하는 신생 브렉시트당이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영국이 아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도 높아졌다.

가장 많은 의석수(96석)가 할당된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연합(CDU)과 연정 파트너인 기독사회연합이 약 28%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해 체면을 지켰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1%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첫 선거인 1979년 61.99%를 기록한 뒤 지속해서 떨어져 왔으며 2014년에는 42.61%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EU 전문매체 뉴유럽에 따르면 자우메 두크 유럽의회 대변인은 "브렉시트가 떠들썩한 이슈가 되면서 영국 유권자들은 물론 EU 시민들이 EU의 문제가 자신들의 일상과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유럽에서는 정치 위험이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유럽에서 새로운 정치지형이 등장한 탓이다.


데이비드 잔 프랭클린템플턴 유럽 채권담당 헤드는 WSJ에 "유럽의회 선거가 기성 정당에 항의하는 '시위 투표'의 성격"이라며 "특히 이번 선거가 미칠 정치적 영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퓰리즘 정당이 약진하면서 기존 주요 정당들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훨씬 어려워졌다"며 "유럽의회를 중심으로 유럽 내 정치 분열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극우 세력은 EU 시스템을 분열시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들은 미래의 EU 예산과 법안에 대한 합의를 더 어렵게 만들어 유럽의회를 엉망진창인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럽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IHS마킷이 발표한 유로존 5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6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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