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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요란했던 `지자체 공시가` 재검증
기사입력 2019-04-1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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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서울 8개 구 개별단독주택 456가구에 대한 공시가격이 잘못됐다며 해당 자치구에 가격 재검토와 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가격 조정 대상이 된 단독주택은 8개 구 전체 단독주택(9만여 가구)의 0.5% 수준에 불과해 전격적으로 발표했던 자치구 공시가격 재검증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가 직접 산정한 표준주택에서 오류가 0.3% 정도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오류 0.5%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토부는 자체적으로 매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에 비해 지방자치단체가 산정한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가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지자체를 의심했다.

지자체가 주민 표심을 고려해 공시가를 의도적으로 깎아줬을 것이라며 감사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결국 근거가 없다는 것만 확인한 셈이다.


국토부는 17일 지자체의 개별주택 공시가격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일부터 지자체와 한국감정원을 대상으로 개별주택 공시가격 산정 결과가 적정한지 조사·감사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서울 종로구·중구·용산구·성동구·서대문구·마포구·동작구·강남구 등 8개 자치구에 한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통 표준주택과 개별주택 변동률 차이가 1~2%포인트였는데 올해는 그 이상 벌어지는 곳이 많았다"며 "차이가 3%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곳을 살펴보니 서울 8개 구로 대상이 좁혀졌다"고 밝혔다.


즉 8개 자치구 내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모두 살펴본 결과 456가구에서 산정 오류를 잡아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표준주택(22만가구)의 공시가를 기준으로 지자체가 산정한 개별주택 공시가를 열람해 보니 둘의 변동률 격차가 최대 7.6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정부가 산정한 표준주택 공시가보다 지자체의 개별주택 공시가가 많이 낮았다.


국토부가 밝힌 오류 유형은 이렇다.

△개별주택 기준으로 활용되는 표준주택을 잘못 선정했거나 △개별주택의 용도지역과 같은 특성을 잘못 판단했거나 △산정된 공시가격을 합리적인 사유 없이 변경했거나 등이다.

특히 오류의 90% 이상이 비교표준주택 선정 오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강남구의 한 단독주택(올해 공시가격 25억3000만원)은 근처에 특성이 비슷한 표준주택(공시가 18억1000만원)을 쓰지 않고 접근성이나 시세 차이가 나는 다른 표준주택(공시가 15억9000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가 단독주택을 저가 표준주택과 비교해 잘못 평가하다 보니 변동률 격차가 컸다"며 "문제가 밝혀진 456가구는 대부분 공시가격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각 자치구들은 조만간 국토부로부터 세부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받아 본 뒤 기술적인 오류가 확인되면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열어 곧바로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자체장이 전국 396만채의 개별단독주택 가격을 이달 30일에 공표해야 하는 만큼 '빡빡한' 일정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국토부의 행태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나 '무리한 정책'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국토부 스스로의 실수에는 관대한 반면 지자체 실수는 공개해 '망신'을 주려고 하다가 도리어 망신을 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는 올해 표준주택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도시계획도 모르고 가격을 계산했다가 언론의 지적과 주민 항의를 받고 주민들에게 해명도 없이 깎아준 사례가 이어졌다.


또 5~10년 전 공시가격조차 오류가 발생해 뒤늦게 수정하면서 고친 가격마저 공고만 달랑 띄우고 직접 확인하라고 통보해 빈축을 사는 등 국토부의 공시가격 담당 공무원들이 행정의 신뢰성을 스스로 깎아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국토부의 요청으로 개별단독주택 공시가가 상향 조정될 경우 공시가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유주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30일 공시되는 개별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은 5월 말까지 가능하며 이 기간을 놓치면 공시가 조정이 쉽지 않다.


[손동우 기자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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