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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홀린 `더 글렌리벳 12년`... 화끈하고 부드러운 위스키
기사입력 2019-01-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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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하게 생긴 술병에 든 더 글렌리벳 12년. 그러나 병의 생김과 달리 풍미는 상당히 뛰어나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93] 영국 국왕을 홀린 몰트위스키 '더 글렌리벳 12년'을 마셨다.

술에 후추의 화끈함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공존했다.

과연 왕마저 반할 만했다.


글렌리벳은 1800년대 초반 스코틀랜드의 리벳 계곡에서 생산한 밀주다.

당시에도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1822년 스코틀랜드를 방문한 조지 4세 왕이 글렌리벳을 맛보고 매혹돼 버렸다.


글렌리벳이 인기를 끌자 수많은 술도가가 앞다퉈 자기들이 만들 술에 글렌리벳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짝퉁'인 셈이다.

진짜 글렌리벳은 1984년부터 정관사 'The'를 붙인 더 글렌리벳으로 개명했다.


가끔 잘생긴 술병을 만나면 술병을 한참 들여다보게 된다.

더 글렌리벳 12년에 그런 멋은 없다.

평범하다 못해 좀 몰개성하달까. '술병' 하면 머릿속으로 그릴 만한 실루엣을 그리는 유리병에 라벨, 로고 등을 여러 장 붙였다.


코르크 마개를 열면 상황이 반전한다.

고소하고 달콤한 향기가 병 입구에서 밀려나온다.

잘 익은 견과류가 떠오른다.

잔에 따른다.

중간 밝기의 금빛이다.

잔을 돌린다.

술의 눈물이 술잔 벽에 고운 눈물을 남긴다.

점도 역시 중간 정도로 보인다.


한 모금 머금는다.

알코올 기운이 치고 나온다.

강렬하다.

제법 터프하군, 생각할 무렵 후추가 등장한다.

스파이시하고 쌉싸름하다.

입안이 얼얼하다.


제멋대로 날뛰던 더 글렌리벳 12년이 목구멍 초입에서 조화를 부린다.

갑자기 바닐라가 나타난다.

술을 삼킬 때까지 캐러멜, 견과류가 연달아 느껴진다.

목넘김은 놀랄 정도로 크리미하다.

술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 저 아래에서부터 다시 바닐라향이 올라온다.

달달한 향이 비강 너머의 공간을 채운다.


물을 섞어 먹으면 드라마틱한 변화를 즐길 수 있다.

나는 더 글렌리벳 12년과 찬물을 1대1로 타는 것을 좋아한다.

물의 온도, 비율은 취향에 따라 조절하면 되겠다.


술을 잔에 따르고 같은 양의 물을 붓는다.

잔을 돌려 술을 섞는다.

술은 한층 밝은 금색으로 변한다.

견과류향이 지배하던 스트레이트와 달리 물을 섞은 더 글렌리벳 12년에서는 꽃향기가 도드라진다.


질감이 크게 달라진다.

사나운 기운을 잃은 더 글렌리벳 12년은 미끄러지듯 입안에 들어와 혀를 휘감는다.

특유의 스파이시함, 견과류향, 꽃향기가 옅게 풍긴다.

스트레이트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은은한 초콜릿 맛이 난다.


더 글렌리벳 12년은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물을 섞어 마셔도 좋다.

위스키 초심자들이 거부감을 보이는 피트향이 나지 않는 데다 풍미 또한 뛰어나 입문용 몰트 위스키로 적합할 듯하다.

알코올 도수는 40도. 주류전문점에서 700㎖ 한 병에 약 10만원. 재구매 의사 있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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