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시황]미중 무역협상, 다시 표류?

지난 주말 글로벌 증시는 여전히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증시는 주간 단위로 3대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지만 금요일 애플이 1% 조정을 받았고, 기술주들이 혼조세를 겪으면서 3대 지수는 추가 상승에는 실패했습니다. 유럽 증시는 유가 상승과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따른 기대감, ECB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 등을 모멘텀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증시가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 이번 주(9.17~9.23) 주요 일정 및 이벤트 *
9월 17일(월) : 미국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2천억 추가관세 시행 여부(미정)
9월 18일(화) : 제3차 남북정상회담(평양, ~20일), UN총회(~10.5)
9월 19일(수) : BOJ 9월 금융정책회의, 미국 8월 주택착공건수
9월 20일(목) : 일본 자민당 총선,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
9월 21일(금) : 한국 9월 수출입동향, 미국/유로존 9월 마킷 제조업PMI 지수(속보치)

지난 주 우리시장의 주후반 상승 촉매로 작용했던 미중 무역전쟁 협상 개시 가능성에 또 다른 변수가 생긴 모습입니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급 협상 개시에도 불구하고 2천억 달러 추가 관세 강행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르면 미국시간으로 17일 2천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보도 됐습니다. 다만, 관세율은 당초 시장 예상치인 25% 보다 크게 못 미치는 10%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관급 협상 시작 전에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율이 인하된 것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마찰을 없애고, 연말 쇼핑시즌을 앞둔 미국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중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10%가 아니라 25%로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협상의 지룃대로 활용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11월 중간 선거를 전후로 중국과의 막전막후 고위급 협상이 27일~28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시행 계획 발표 이후 중국 측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또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이번 주 미국의 추가 관세 시행 및 중국의 맞불관세 시행 여부가 글로벌 증시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6월에 이어 9월에도 신흥국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외화유출 및 달러 부채 문제가 고질적인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터키,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인도네시아 등 외화 부채가 높은 국가들은 9월 미국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한 공포심에 휩싸여 있습니다. 다만, 이들 국가들의 통화 위기가 전 세계적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낮고 여전히 국지적인 리스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IMF 구제금융 조기 집행 및 연준의 완만한 금리인상 기조 재확인, 여타 신흥국대비 차별적인 펀더멘탈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 당장 우리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국 이번 주 우리시장은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 미중 무역전쟁 협상 개시에 따른 긍정론, 트럼프 대통령의 2천억 달러 추가 관세 시행 여부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상호 군사긴장 완화 및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물꼬를 트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UN총회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향후 비핵화 프로세스 진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이크론테크 등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가 안정세를 찾은 것도 우리시장에 긍정적인 이슈입니다.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 관련주들의 동향이 전체 시장 심리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인 만큼 20일로 예정되어 있는 마이크론테크의 실적발표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기일 이후 외국인 수급 결집이 기조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향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기 분기말 윈도우 드레싱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MBN골드 김영민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