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어제(3일) 포스코그룹이 5년간 45조 원을 투자하고, 2만 명을 고용하는 내용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포스코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사업 역량을 쌓는 것이 핵심인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매일경제신문 우제윤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포스코가 어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죠?
【 기자 】
네. 포스코는 어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내년부터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45조 원을 철강사업 고도화와 신성장사업 발굴, 친환경 에너지와 인프라스트럭처 사업까지 3개의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우선 자금이 가장 많이 투자되는 부문은 주력인 철강사업입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3고로, 그러니까 용광로죠.
이 3고로를 스마트 팩토리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또 자동차 강판으로 쓰이는 기가스틸 전용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제철소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신설을 비롯한 철강사업 부문에 26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는 2차전지 소재 부문의 기술력을 높이고 본격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리튬 추출 기술 효율화와 공장 신설, 국내외 양극재 공장 건설 등에 총 10조원을 쏟아부을 전망입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인프라 사업은 청정화력발전 건설과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추진, 미얀마 가스전 시설 확장 등에 9조원을 투입할 방침입니다.
【 앵커멘트 】
기존 철강사업과 신성장 사업 양쪽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포스코는 기존 철강사업을 강화하면서도 신성장 사업을 찾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투자계획을 보면 이 고민이 반영돼있습니다.
철강사업 투자 금액이 절반 이상이지만 현재 사업에서 철강사업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투자금이 많은 것이고 양쪽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철강사업에선 특히 스마트팩토리가 눈에 띄는데요.
포스코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스마트팩토리 투자에 힘써왔습니다.
이미 포항제철소 2고로를 스마트 용광로로 바꿨는데요.
용광로 내 온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1시간 후 온도까지 예측해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용광로에 넣을 연료 양까지 알아서 제어해주는 첨단 용광로입니다.
신성장사업인 리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요.
앞으로 전기차 비중이 높아질텐데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이고 그 소재인 리튬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리튬 추출 기술과 관련사업을 더 키우는데 투자하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 2월 리튬 확보를 위해 호주의 리튬 광산에서 리튬 정광을 장기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남미에 있는 염호, 그러니까 소금호수죠.
이 소금호수의 광권을 2억8천만 달러에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고용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죠?
【 기자 】
맞습니다. 포스코는 신규 투자를 추진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정규직 2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5년간 채용 실적인 약 7천 명에 비하면 약 3배로 채용 인원을 늘리는 셈인데요.
구체적으로는 철강 분야에서 절반인 1만 명을 뽑고 나머지 1만 명은 에너지·인프라 산업 분야에서 5천 명씩 채용할 방침입니다.
포스코 측은 신규 투자와 정규직 근로자 확대로 후방산업·협력사 등 연관 분야에서 12만명의 추가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포스코가 이런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이 창사 이래 처음이라는데 배경이 뭘까요?
【 기자 】
포스코는 지금까지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에 다음 해의 투자규모만 미리 밝혔습니다.
한 마디로 1년 단위의 투자·채용 규모만 발표한 셈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향후 5년간 투자·채용 규모를 합산해서 한꺼번에 발표했습니다.
포스코는 "새로운 비전인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실천을 구체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이번 투자·고용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진짜 배경은 역시 현 정부의 고용, 투자에 대한 압박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미 3년간 18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을 필두로
현대차, SK 등 재계 주요 그룹들이 대규모 투자·고용을 발표했는데 이에 동참한 것이죠.
포스코는 자산 기준 재계 6위의 그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그룹이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고 결국 창사 이래 최대 대규모 투자 발표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포스코는 최근 최정우 회장이 새로 취임한데다 일본 식민지배의 배상 성격인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만들어진 기업이다 보니 이런 분위기에서 더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의 실적에 따른 자신감도 이번 투자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4조6천억 원이었는데 6년 만에 최대 실적입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2조7천400억 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7%나 늘었습니다.
【 앵커멘트 】
최정우 회장 얘기가 나왔는데 최 회장이 요즘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개혁이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 전부터 '포스코 러브레터'란 이름으로 주주, 고객사,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포스코 개혁에 대한 의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포스코 개혁을 위해 일반 국민들과도 소통에 나선 셈인데요.
지금까지 약 3천 건의 제안이 들어왔다고 포스코 측은 밝혔습니다.
포스코는 이 제안들을 비즈니스, 지역사회, 조직문화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해 △각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현장 중심의 창의적 일하는 방식 등으로 개혁 방향을 정하고 과제를 수립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최 회장 취임 100일 시점인 11월초에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실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두 달 후 발표될 개혁과제는 무엇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매일경제신문 우제윤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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