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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김동연·김광두…J노믹스 편대 `불협화음`
기사입력 2018-05-1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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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삼각축이 경제 상황과 최저임금 영향 등 주요 정책 이슈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경제 운용에 일대 혼선을 초래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그리고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바로 그들이다.

한목소리를 내며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국민적 불안감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김동연 부총리와 김광두 부의장은 한국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노출하면서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김 부의장이 먼저 불을 지폈다.

그는 지난 7일 소득주도성장론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전환의 시점이 됐다.

경제적 효율성에 비중을 두고, 세계 경제의 미래 흐름에 동승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기재부가 고용·산업동향 부진에도 "경기는 회복 흐름"이라는 판단을 내놓자, "(기재부 발표가)믿어지지 않는다"는 글을 남겼고, 14일에는 "여러 지표로 봤을 때 경기는 오히려 침체국면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침묵을 지키던 김 부총리가 입을 열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3, 4월 월별 통계를 갖고 판단하기엔 성급하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지난달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4월 수출 감소를 두고 많이 얘기하는데 수출액 자체는 컸고 지난해 4월 수출이 특이하게 많이 증가한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다만 "2분기, 3분기가 중요하다"며 "경제 정책적으로 잘 관리해서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반격에 대해 이번에는 김광두 부의장이 바로 반박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현재 눈에 보이는 통계적 현상은 구조적 현상의 결과"라며 "이런 구조가 지속되는 한 통계적 현상이 개선되기 어렵고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맞받아쳤다.


김 부의장은 동시에 "경제 정책을 능동적으로 기획하고 열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지가 공무원 사회에 있는가"라며 날을 세웠다.

공무원의 관료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다.

이어 "키우려는 의지보다 나누려는 의지가 더 강한 분위기는 어떤가. 창조력이 중요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복잡 다양한 규제는 어떤가"라며 현 정부 경제팀 전체를 겨냥하는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는 올 들어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산업 지표가 흔들리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둘러싼 의문과 우려감이 커지면서 정부 내에서도 의견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최고위 각료인 김 부총리와 국민경제 발전과 중요 정책 수립을 논의하는 대통령 자문기구 실무 책임자인 김 부의장이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제정책은 그 무엇보다 일관성과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데 정책 수장들 간 이견이 내부 조율 과정 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은 정책 실행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것이다.


최근 최저임금의 영향을 놓고 시각차를 드러낸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 갈등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장하성 실장은 지난 15일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 효과는 분명히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김 부총리는 국회에 출석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불협화음을 냈다.

지난달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3월 고용 부진은 기저 효과나 조선·자동차 등 업종의 구조조정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해 경제 정책을 총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장 실장이 일선에서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김 부총리와 견해가 다르다는 사실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경제 부처와 공무원들에게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 부작용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경제 수장들 간 불협화음으로 인해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 교수는 "어떤 정부에서나 청와대 참모와 각료 사이에 이견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내부에서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공개적으로 펴면서 설전을 벌이는 것은 특이한 일"이라며 "대통령이라도 나서서 교통정리를 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제정책이 실행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고용 현황에 대해서는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까지 우려를 표명하며 김 부총리 주장에 힘을 실었다.

S&P 연례협의단은 17일 김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청년실업 등 최근 몇 달 동안 고용지표 둔화에 대해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S&P 연례협의단은 한국 정부가 고용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S&P 우려에 대해 김 부총리는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을 같이 증진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단기대책으로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을 하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최근 자신의 발언이 장 실장과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서도 "영향이 있었다"고 재차 쐐기를 박았다.

김 부총리는 "가격(임금)이 변하면 수요가 변하게 마련"이라면서 "경험, 직관 등으로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엇박자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결이 다른 것은 아니다"며 "아직 분석 기간이 짧아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총재 역시 이날 임직원 금융통화위원 취임식에서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면서 "국내로 눈을 돌리면 고용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악화되고 있는 고용지표를 주목하고 있다고 최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취업자 수는 12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고용위기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수가 10만명대에 그쳤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윤원섭 기자 / 이유섭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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