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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만 경찰특공대 지원…느닷없는 자격 변경에 취준생 멘붕
기사입력 2018-04-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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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유예기간 없이 응시자격 바꿔 논란
경찰이 경찰특공대 채용 조건을 일방적으로 바꿔 수험생들에게 극심한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이 특공대 시험 응시 자격 요건에 부사관 경력을 필수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대다수 수험생이 졸지에 군 입대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13일 경찰청은 올해 경찰특공대 체력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와 동시에 2019년부터 변경되는 시험 자격 요건을 공고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내년 시험 응시자는 경찰이나 군 특수부대 부사관 1년을 포함해 총 3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병사나 부사관에 관계없이 경·군 특수부대 18개월 이상 근무 경력자를 대상으로 해왔던 올해와 다르게 내년부터는 직업군인 경력이 없으면 지원조차 할 수 없다.


정책 도입 예고나 유예기간이 없는 일방적 통보에 수험생들은 패닉에 빠졌다.

경찰특공대에서 의경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1년 전부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황 모씨(26) 는 17일 매일경제와 만나 "1년에 한 번뿐인 시험인데 이런 식으로 갑자기 발표하니 막막할 뿐이다.

준비 1년 차인 나도 이 정도인데 같이 준비하던 2~3년 차 수험생들은 더 허탈해하고 있다"며 "수년간 특공대를 준비해 온 친구는 '이제 뭐 해 먹고사냐'고 푸념을 늘어놨다"고 말했다.


최용균 김재규경찰학원 체력팀장은 "우리 학원만 보더라도 지난 시즌 수험생 54명 중 병사 출신이 39명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격 요건을 갑자기 제한해버리면 수험생들이 노력해 온 시간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찰특공대 시험은 1년 준비한다고 붙는 시험이 아니라 보통 2~3년을 준비한다.

정책을 실행하더라도 병사 출신 수험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온라인에서도 여론이 들끓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발표 당일 '경찰특공대 채용 지원 조건의 갑작스러운 변경'이란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해병대 수색대 병사 출신 18개월 근무자이고 이번에 낙방했지만 수험기간은 3년 차이며 오직 이것만을 위해 밥을 먹고 잠을 잤고 꿈을 꿨다"며 "'병사는 무조건 안 된다'는 주먹구구식 방침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원 자격 조건을 급작스럽게 변경한 것을 철회하거나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글은 17일 정오 기준 2298명에게 동의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실전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원들을 충당하기 위해서였다"고 지원 자격을 강화한 이유를 밝혔다.

매일경제와 통화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채용에 있어서 근무 경력을 강화하는 추세를 따라 결정했다"며 "부사관 출신이 병사 출신과 비교했을 때 현장 경력이 더 풍부하지 않나. 재교육에 필요한 인력이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준비생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근거를 대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험 기간이 만 2년을 넘어가는 이 모씨(25)는 "경찰특공대 훈련은 기본적으로 팀 훈련으로 알고 있다"며 "팀끼리 의사소통이나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실전에 즉시 투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특수부대에서 군 복무를 했던 병사들도 모두 대테러훈련을 받는데 무슨 근거로 이런 차별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경찰청 현직 경찰특공대 요원도 "내부에서도 굳이 병사가 시험을 못 보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능력이 있는 인원을 선발하려면 수험생 수가 많아야 하는데, 수험생 다섯 중 넷을 차지하는 병사들을 다 제외하면 전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험생들의 또 다른 걱정은 경찰특공대 준비가 외통수에 가깝다는 점이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반 경찰공무원 시험은 경찰특공대와 채용 절차·방식이 사실상 다르기 때문에 진로 선회가 쉽지 않다.

현재 경찰특공대 채용은 체력점수 45%, 필기점수 25%, 면접 등인데 필기 50%, 체력 25%인 일반 경찰공무원과 중점 사안이 다르고 세부 과목 역시 차이가 있다.

수험생 김 모씨(31)는 "우리는 토익 대신 밤낮으로 운동을 하면서 준비해왔는데 이 상황에서 응시하는 시험을 바꾸면 뒤처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반 직장을 그만두고 2년간 시험을 준비했는데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문제가 불거지자 내부적으로 사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와 인사 과정에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도 "내부적인 확인과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정책의 일관성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결론에 대해 말을 아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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