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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타는 울산, 식수 부족에다 염분 섞인 공업용수 우려
기사입력 2018-02-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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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모습. /사진 제공=부산시

[전국구 와글와글-17] 국내 최대 산업도시 울산의 목이 타들어가고 있다.

장기 가뭄과 국보 반구대 암각화 보존 때문에 식수 댐은 식수 공급이라는 제 기능을 상실했다.

궁여지책으로 낙동강 물을 끌어다 쓰며 버티고 있지만 올해부터 물이용부담금이 5배 가까이 급등해 다음달 상하수도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울산 상하수도 요금은 가뭄 때문에 또 한 번의 최고 요금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상청 기상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강수량은 671.4㎜를 기록했다.

2016년 1693.9㎜의 비가 내린 것과 비교하면 1000㎜ 넘게 줄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월 강수량 0㎜를 기록했다.


지난해 울산은 6416만t의 낙동강 물을 사용했다.

전체 수돗물 취수량 1억3064만t의 절반(49.1%)에 이른다.

2016년 사용량 1100만t과 비교하면 489%나 증가했다.

울산은 자체적으로 식수 공급이 가능한 지역이다.

갈수기가 아니면 낙동강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가뭄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낙동강 물 이용이 급증하면서 물이용부담금도 크게 올랐다.

물이용부담금은 해당 자치단체 전체 취수량에서 낙동강 물을 이용한 비율을 적용해 산정한다.

울산은 지난해 가뭄으로 낙동강 물을 예년보다 많이 사용했다.

이 결과 올해 물이용부담금은 t당 83.5원으로 전년 t당 14.3원 대비 69.2원, 484%나 증가했다.


낙동강 물을 이용하는 다른 지자체의 인상률이 8.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오른 셈이다.

물이용부담금 인상은 상하수도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울산시는 오는 3월부터 월 평균 20t을 사용하는 가정의 경우 1384원을 더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체 수원 부족으로 수돗물 생산 원가가 전국 최고인 울산 수도요금은 이번 물이용부담금 증가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요금을 기록하게 됐다.


울산이 부산, 대구 등 다른 지역보다 가뭄을 더 타는 이유는 식수 댐인 사연댐이 사실상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연댐의 최근 저수율은 6.7%에 불과하다.

비가 적게 온 탓도 있지만 사연댐 상류에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수위를 60m에서 48m로 낮춘 영향도 크다.


사연댐은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2014년 8월부터 일부러 물을 채우지 않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물은 진흙과 침전물이 많아 식수로 사용할 수 없어 공업용수로 전용하고 있다.

가뭄을 대비해 사연댐 수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했다면 식수 부족은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국보 보존은 국가적 문제인데 국보 보존에 따른 피해를 지자체에만 전가한다는 저항도 만만치 않다.


낙동강 물 사용량 증가는 울산시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울산시가 낙동강 물을 구입할 때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주는 비용은 t당 403.7원이다.

울산에서는 하루 평균 35만t을 사용해 매일 1억원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울산시가 낙동강 물 구입에 쓴 비용은 240억원이다.


최근 정부와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해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추진하는 것도 울산에는 악재다.

문제는 낙동강 취수 시설에 담수화 설비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하굿둑 개방으로 울산 국가산업단지에 염분이 섞인 공업용수가 공급되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은 하굿둑에서 상류로 28㎞ 떨어진 원동취수장에서 1일 평균 95만t의 공업용수를 공급받는다.

이 물은 석유화학업체, 자동차, 조선업체가이 몰려 있는 국가산단에 공급된다.

공업용수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스팀을 만들거나 냉각수, 장비 세척용 등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물에 염분이 섞이면 설비 고장과 부식으로 이어져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까지 중단될 수 있다고 울산지역 기업체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울산 국가산단 한 기업체 관계자는 "소금물은 특히 물을 많이 사용하는 석유화학업체에 치명적"이라며 "지금까지 염분 섞인 공업용수는 상상도 못 해봤다"고 말했다.


[울산/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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