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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 단골사용자 애플의 3배…삼성 AI사업 전망 밝다"
기사입력 2018-02-1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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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AI '빅스비' 개발 이인종 前 삼성전자 부사장
잠깐 한국에 들어온 이인종 삼성전자 전 부사장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5일이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쉬고 있던 그와는 지난 연말부터 연락해오다가 모처럼 만났다.


그를 만난 시간은 공교롭게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판결이 진행 중이던 오후였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를 계속 확인하던 그는 집행유예 소식이 전해지자, 환한 표정을 지으며 "정말 다행이다"고 연거푸 말했다.


이 부회장과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부터 녹스, 삼성페이를 놓고 수많은 내부 회의와 외부 미팅을 함께 했던 인연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이 부회장에 대한 얘기로도 이어졌다.

몇 차례 전화통화와 이메일로 추가 인터뷰를 했다.


―'녹스'에 이은 '삼성페이'의 성공은 삼성의 소프트웨어가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삼성이 종전에 만나던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그룹의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수직적인 조직의 한계가 있었다.

영업은 영업만, 개발은 개발만 해왔기 때문에 영업과 사업 전체를 내다보면서 협상 전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한 편이었다.


―마지막까지 변수가 많았을 것 같다.


▷삼성페이를 처음으로 장착한 갤럭시노트5 뉴욕 출시 행사 당일 새벽까지도 은행들과 협상이 끝나지 않았을 정도다.

새벽 1시, 2시쯤에 당시 신종균 대표가 파자마 바람으로 호텔방으로 불러모아 회의를 열어 최종 계약하고, 그날 삼성페이 론칭 행사를 할 수 있었다.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프로젝트였다.


―내부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다.


▷녹스를 시작할 때 그랬다.

검증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신제품에 넣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부터 프로그램 자체가 무겁고 리소스를 많이 쓴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신종균 대표와 고동진 사장이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미국 정부기관들이 삼성 보안프로그램을 쓰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정보기관인 CIA나 FBI는 물론이고 백악관에서도 쓰고 있다.

삼성 보안플랫폼 녹스가 장착된 단말기를 사용한다.

사실 미 정부 내에서는 기존의 블랙베리를 바꾸고 싶은 의지가 컸다.

그전까지 미국 정부는 별도로 주문해 만든 단말기를 납품받아서 썼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단말기 자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보완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에 있었는데 삼성이 개발한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가 인정받은 것이다.


―2015년 12월에 승진하면서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분야를 총괄하게 됐다.


▷갤럭시노트7부터가 내가 소프트웨어 전체를 간여하면서 만든 제품이다.

배터리 사고 때문에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있었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정말 괜찮은 제품이었다.

(갤럭시S8은) 소프트웨어에서도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빅스비가 그중 하나다.

물론 'S보이스'라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이 있었지만 애플의 '시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제안했다.


―빅스비는 어떤 서비스인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것이지만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더욱 좋게 하는 솔루션으로 보면 좋겠다.

다양한 앱과 기능을 사용할 때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모두 말로 쉽게 할 수 있게 해보자는 것이다.

시리나 알렉사와는 완전히 출발점과 목표가 다르다.


―빅스비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통계자료에 기반하지 않는 비판이 많아 안타깝다.

월 사용자 가운데 실제로 매일매일 사용하는 비중이 시리는 11%밖에 안 된다.

알렉사가 22%, 삼성은 25~30%에 달한다.

알고 쓰는 사용자들은 많이 쓴다는 얘기다.

습관이 되고 익숙해지면 달라질 것이다.


삼성전자를 관둔다는 소식에 사실 많이 놀랐다.

의외였다.


▷7년 전 미국을 떠나 한국에 왔는데 가족들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다.

떠날 때 고등학생이었던 딸은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하고 리더십을 배우겠다며 미군을 자원입대했다.

그런데 이라크로 갈 줄은 정말 몰랐다.

아들도 어느새 대학교 3학년이 됐더라. 미국으로 가야 했다.

고민이 많았다.

7월에 사의 표명했는데, 주변에서 많이 놀라고 설득도 많이 했다.


―아쉬움도 많아 보인다.


▷삼성 내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도 있고, 더 많은 것들을 했어야 하는 아쉬움도 크다.

회사에서 삼성 내에서 시간적 여유 있는 일을 맡기려고 했다.

하지만 어차피 하는 일이라면 기존의 기득권을 버리고 새롭게 도전하고 싶었다.

다른 글로벌기업에 가서 나를 테스트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더 많이 커서 나중에 기회가 또 있을 수 있지 않겠나. 단말기하고 관련된 일도 아니라서 삼성과는 업무가 크게 겹치진 않는다.

큰 그림에서 봐줬으면 좋겠다.


이재용 부회장 열정 소개
이인종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B2B총괄할 때 거의 매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의를 했을 정도로 자주 만났다.

그는 "나는 전무였지만 부회장인 그와는 정말 얘기가 잘 통했다.

설득을 통해 리드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의 좋은 리더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사장은 "이 부회장 특유의 '잘 모르지만…' 하면서 던지는 질문은 핵심을 찌르는 경우가 많아 힘들 때가 많았다"면서도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세계 어디든 날아갔을 정도로 열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이라면 붙잡았을 것 같다.


▷미리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이 부회장이 붙잡았다면 정말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


―무선사업부 회의를 많이 했다던데.
▷B2B 분야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는데, 혼신을 다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했다.

녹스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 부회장이 해외에서 만나는 친구들, 최고경영자들이 삼성 제품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1등석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삼성으로 제품을 바꾸지 않으면 소용없다.

1등이 되려면 오피니언 리더들이 삼성 폰을, 삼성 소프트웨어를 쓰는 게 중요했다.

이를 위해 투자도 많이 했다.


―이 부회장과 회의는 어땠나.
▷'하세요'라는 것은 없었다.

지금 되돌아봐도 통찰력 있는 질문을 많이 한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끝까지 들어주고, 어려운 일이라도 일단 수긍하면 지원을 많이 해줬다.


―리더의 역할을 뭐라고 보나.
▷듣기의 기술은 말로만 아랫사람 말을 들으라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직접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두려움 없이 비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을 하려면 상대방이 내가 한 비판에 대해 상처받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한국 사회는 논쟁에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낸다.

마치 논쟁은 싸우는 느낌을 주고 싸우는 것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안 보는 곳에서 서로 비판한다.

싸우는 사람은 조직에 순응하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싸움을 잘하도록 만드는 것이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는 사실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한국 상황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너무 뒤처져 있다.

역량이 부족한데, 투자도 부족하고 정부 규제도 워낙 심한 상태다.


[송성훈 기자 /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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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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