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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 생활관·대치동 10대 학원가까지 덮친 `비트코인 광풍`
기사입력 2018-01-1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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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배 수익" 카더라 통신에 대한민국 들썩
지난 금요일인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한 커피전문점. 고교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노트북PC에 가상화폐 거래소 홈페이지를 띄워놓고 "어느 코인이 좋은지" "계속 버틸지 말지"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학원가가 밀집한 또 다른 커피전문점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화투장에서 도박꾼들이 '고(go)'를 외치듯 최근 유행어인 "가좌아아아아"(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유행을 탄 '가자'의 부산 사투리)를 합창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원가에서 만난 또 다른 고등학생은 "부모님 허락을 받아 200만원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최근 시작했다"며 "수익률이 200%가 넘는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20·30대 사회 초년생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20대 초반 현역 군인부터 10대 청소년에게까지 번져 가상화폐 투자 광풍으로 확산되고 있다.

결제수단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한탕주의의 온상 사이에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에 미성년자까지 뛰어들면서 군 당국과 교육 당국의 엄격한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고등학생 전 모군(17)의 하루는 가상화폐로 시작해 가상화폐로 끝난다.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가상화폐 투자 강의도 틈틈이 시청한다.

지난해 10월 용돈 30만원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전군은 "돈을 넣은 지 일주일 만에 100만원 넘게 벌었다"며 "친구들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수익률이나 유망한 코인 종류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전했다.

정부가 이달 2일부터 미성년자의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했지만 금지 이전에 가상화폐 거래에 뛰어든 청소년은 주기율표나 역사연표 대신 가상화폐 시세표에 골몰하고 있다.

"공부할 시간에 코인하자"는 유행어도 나오기 시작했다.


국방 의무에 힘써야 할 20대 초반 현역 의무병사들도 가상화폐 투자 광풍에 가세하고 있다.

공군 병장 김 모씨(23)는 지난해 말부터 오후 6시 과업시간(일과)이 끝나는 대로 부대 생활관 PC방 격인 사이버지식방(사지방)으로 향한다.

휴가 때 사들인 비트코인(가상화폐의 일종)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생활관 내 부대 선·후임 사이에서 '가상화폐 셰르파(조언자)'로 통한다.


비트코인 투자로 큰 수익을 달성한 김씨는 각종 방송과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해 선·후임에게 전수하는 데 남은 군 생활을 바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월급이 쥐꼬리만 하게 나와 돈 모을 생각을 못했는데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며 "그동안 번 돈으로 제대 후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육군 소속의 한 사단에서 의무복무 중인 이 모 일병은 "(이 일병 소속 부대 기준) 체감상 약 10%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 같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지방에 들어가서 거래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최근엔 거래소 사이트 접속을 막아 동향만 파악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공군인 박 모 상병은 "우리 부대는 사지방을 통한 거래소 접속이 막히지 않아 휴가 나가서 비트코인을 사고 가격이 오르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른바 '짬'이 높아 사지방 접근이 원활한 상병 이상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간 큰' 병사들은 부대 내 반입금지 품목인 스마트폰을 들여와 생활관 내에서 실시간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들어 병사 급여가 오르면서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병사들은 전했다.


건전한 경제 관념을 확립해야 할 시기의 청소년들이나 20대 초반 의무병사들의 가상화폐 투자 광풍은 새로운 결제수단에 대한 신선한 체험보다 무분별한 한탕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최근 청소년 도박 문제가 급증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며 "현재 가상화폐 투자는 청소년에게 사행성 심리를 심어줘 일찌감치 도박에 물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측은 "사이버지식방 설치 목적에 맞춰 제한할지 말지에 대해 현재 내부 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조만간 관련 지침을 예하 부대에 내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나현준 기자 / 김희래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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