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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감축정책마저 뒤집는 트럼프…"저강도 핵무기 개발·배치"
기사입력 2018-01-1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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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핵태세보고서' 초안 공개
미국이 핵무기 보유를 확대하고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저강도 핵무기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는 냉전 이후 역대 미국 정부가 핵무기 감축을 추진했던 것에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미국 국방부가 2018년 핵태세검토보고서(NPR) 초안에 핵무기 보유 확대와 저강도 핵무기 개발 필요성을 포함시켰다고 AP통신과 허핑턴포스트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PR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된 후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64쪽에 달하는 NPR 초안에는 2010년 이후 다양하고 진전된 국제적 핵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미국이나 동맹국의 국민, 인프라스트럭처, 핵시설, 지휘통제, 경보 시스템에 대한 비핵 전략 공격에 대해서도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도록 핵무기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


보고서는 특히 너무 크고 치명적인 핵무기만 보유하면 실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저강도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트라이던트 전략 잠수함에서 운용했던 장거리 탄도미사일 중 일부에 저강도 핵탄두를 장착하도록 변형하고, 장기적으로는 냉전시대에 운용하다 2011년 퇴역시켰던 무기를 재건하는 방식으로 핵 탑재 해상발사 순항미사일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향후 20년간 주요 핵무기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현대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이 핵무기 확대로 방향을 튼 것은 러시아의 군사력 확대로 유럽 동맹국들이 과거보다 위험하다고 진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의 군사력 확장 또한 미국의 핵무기 보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세계 질서 구도 재편을 시도하는 미국의 라이벌 강대국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미국의 핵무기 확대 계기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존 울프스탈 전 백악관 군축 및 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은 지난 10일 "새 NPR는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에 명확한 억지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NPR 초안에 반영된 미국 국방부의 이 같은 방침은 역대 미국 정부의 핵무기 감축 노력과는 거꾸로 가는 것이다.


군축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역대 정부가 약속하고 추진했던 핵무기 감축 흐름에 크게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핵무기 보유 확대에 나선다면 러시아와 중국 등 기존 핵 보유국들로 하여금 경쟁적으로 핵무기 확대를 부추겨 세계가 핵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세계 최대 핵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감축을 주도해왔다.

또 일부 전문가는 소형 핵무기나 파괴력이 약한 저강도 핵무기 개발은 미국 대통령으로 하여금 더욱 손쉽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사용했던 것도 기술적으로는 소규모 저강도 핵폭탄에 해당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핵무기를 절반으로 줄였고,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보유한 핵무기의 41%를 감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세계 핵안보정상회의를 주도하는 등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미국 국방부는 핵무기 확대와 관련한 세간의 비판과 관련해 "아직 NPR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초안 내용과 보도 진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거절했다.


NPR는 미국 핵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보고서로 8년마다 발간돼 왔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국 핵정책이 결정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한다.


NPR는 1994년 빌 클린턴 정부 때 처음 발간된 후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두 번째 보고서가 나왔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 때 다시 발간되고 이번에 네 번째 보고서가 나온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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