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주총 시즌만 되면 사업목적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기업들이 쏟아져나옵니다.
올해에는 이들 중 대부분이 기존 사업과 무관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나 부동산임대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내세우지만 실상과 달라 투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최근 시장에서는 코스닥 상장사
한프의 제주도 소재 인공지능 테마파크에 소프트뱅크가 1천억 원을 투자할 것이며, 이 가운데 200억 원 가량은 이미 투자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한프는 지난해 8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전자상거래와 자동차제조업, 발전업 등을 추가했고, 4차 산업혁명 관련주로 부각됐습니다.
여기다 200억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호재로 인식되며 지난해 주가가 8천원 대까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주요사항 보고서 공시에서도 "제주도 인공지능 가상현실 기반 체험형테마파크 조성에 관한 협약서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발전연구원,
한프의 모회사
에스엘이노베이션스가 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발전연구원 측은 "테마파크 조성 논의 자체를 한 적이 없으며, MOU를 맺은 적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회사 측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 관계자는 "
태양광 발전사업과 관련한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ESS 저장장치 기술 이전과 관련해 협약을 맺었고,
태양광과 AR, VR 사업을 접목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프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부동산 개발과 임대업, 경영자문·컨설팅업, 용역업,
태양광발전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으며,
현진소재 인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일부 코스닥기업들은 신규 사업 발표에만 치중하며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의 수익 모델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사업만 무리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신규 사업에 진출하지만 주가를 띄우기 위해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사업 목적을 자주 바꾸거나 너무 많은 사업을 추가한다면 투자를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신규 사업 진출에만 기대감을 걸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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