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정유주 오늘 약세네요?

기자 : 네. 국제유가 하락 때문입니다. 지난주 3차 양적완화가 발표되고 나서 원유를 포함해서 원자재는 사실 오를 줄 알았죠. 원자재 관련주들이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고려아연이나 풍산 같은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죠. 돈이 풀리고, 기업들이 생산설비를 늘리고, 경기가 좋아지면서 원유 수요도 늘고 이로 인해서 유가도 오르는게 예상 시나리오였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하면서 완전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앵커 : 얼마나 떨어졌고 그 이유는 뭔가요?

간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31달러(3.5%) 떨어진 배럴당 91.9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 다. 이는 6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이번주 들어 3일 연속, 총 5% 이상 떨어졌습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4.01달러(3.58%) 내려간 배럴당 108.02달러 선에서 거래됐습니다.

국제유가는 예상 밖으로 늘어난 미국의 원유 재고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계획 등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853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증가 폭은 시장의 전망치 100만 배럴보다 훨씬 많은 수준입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원유 증산 계획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 연말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국가에 원유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사우디는 지난달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의 원유 추가 공급 요청에 부정적이었지만 입장이었지만, 최근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고유가에 따른 경기 둔화가 우려되자 증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시장은 분석했습니다.

앵커 : 어제도 원화강세로 항공주 강세라고 해주셨는데요. 항공주 외에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죠?

기자 : 수혜주부터 보겠습니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잠재 여행수요가 크게 늘어나겠죠.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1차적인 수혜주입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1년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잠재수요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환율 하락추세 장기화 가능성이 커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호텔, 여행, 레저 업종 주가에 가장 강력한 상승모멘텀이 될 거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호텔, 레저업종은 9월 말 추석과 10월 초 중국 국경절 특수 등을 미리 반영해 최근 1개월 주가가 16% 이상, 코스피 대비 13% 이상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면세점이 주수입원인 호텔신라도 내국인 비중이 40%에 달하기 때문에 원화강세 수혜주로 꼽혔습니다. 또 이들 종목은 10월 초 중국의 중추절 이슈까지 겹호재로 작용하면서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럼 피해업종은요?

기자 : 통상 원화강세는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기업 제품의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바로 엔화약세입니다. 어제 일본이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고 엔화약세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원화강세에 엔화약세까지 수출기업에는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엔화약세는 일본제품의 수출원가를 낮추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에서 차를 팔때 예전과 같은 제품인데도 도요타 차는 싸지고, 현대차는 비싸지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원화강세-엔화약세의 피해업종으로 자동차, IT(전기전자), 화학, 철강 등이 꼽힙니다. 주요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업종들입니다.

실제 어제 증시에서 기아차는 전일 대비 3.04% 하락하며 코스피200지수 편입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차도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장중 낙폭을 키우며 2.21% 하락한 채로 마감했습니다.

반면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이나 일본에서 원재료·부품을 수입해 가공하는 기업들에게는 원화강세-엔화약세 현상이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입니.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유틸리티 업종이나 롯데제과, 포스코 등이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으로 꼽히고요. 한국정밀기계, 화천기공, 두산인프라코어 등 기계업종 일부는 대일 수입비중이 높은 종목이라고 합니다.

앵커 : 오늘 코스닥시장에서는 안철수 관련주들이 눈에 띄네요.

기자 : 어제 장 마감하자마자 3시에 안철수 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엠머니에서도 실황을 생중계하면서 관련주들을 짚어봤는데요. 어제는 장중 내내 불확실성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변동폭이 상당히 컸습니다.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차익 실현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주가는 차츰 밀렸습니다. 특히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것이 미래산업 최대주주의 지분 전량 매도 공시였죠. 결국 미래산업은 하한가로 거래 마쳤고요. 오늘도 하한갑니다. 대부분 약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불확실성도 해소됐고요. 특히나 그 기대를 충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솔고바이오는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써니전자, 우성사료, 잘만테크, 링네트가 3% 안팎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맥 관련주들보다는 정책주들이 좀 더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안철수 원장이 안철수 연구소를 만들었잖습니까. 컴퓨터 전문가죠. 이런 면에서 SNS선거운동이 좀 더 활기를 띌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이루온, 오늘과 내일이 10% 이상 급등하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럼 다른 후보 관련주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기자 : 문재인 관련주들의 흐름이 안좋습니다. 어제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이제 정치권의 핵심 이슈는 안 원장 출마 여부에서 야권 단일화로 옮겨갔는데요. 따라서 문재인 후보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 보입니다. 우리들제약, 우리들생명과학이 5% 안팎으로 밀립니다. 다른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고요. 박근혜 관련주들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테마주들에 대한 투자는 주식투자의 본래 취지와는 많이 다릅니다. 가치보다는 심리로만 움직인다고 어제도 말씀 드렸는데요. 언급을 안하려고 해도 사실 거래량을 보면 안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엄청난데요. 일례로 어제 코스피, 코스닥 전체 거래량이 17억주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미래산업이 단일 종목의 거래량이 17%에 해당했습니다. 거래량의 절반이상이 다 정치테마주였습니다. 오늘도 그 열기는 식지 않고 있는데요. 물론 재료가 없는 시장에서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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