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 “자괴감 느낀다”
강선우 후보자 낙마 여론 확산
민보협 “보좌진 인권 문제 외면할 수 없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확산하면서 거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전·현직 국회 보좌진들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서는 10명 중 9명이 강 후보자의 낙마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여야 전·현직 국회 보좌진 등 1442명이 참여하는 익명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강 후보자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에 참여한 559명 가운데 92.7%(518명)가 강 후보자의 낙마에 찬성했고 반대한 이는 7.3%(41명)에 불과했다.


앞서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와 변기 수리 등을 지시했다는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강 후보자는 초기에 “집에 가사도우미가 있어 집안일을 시킨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후 강 후보자가 직접 보좌진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분리수거를 지시한 내용이 공개됐다.

보좌진 임금 체납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강 후보자가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해명한 뒤에도 국회 보좌진들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자조 섞인 글이 이어졌다.

국회 근무 이력을 인증해야만 글을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보좌진으로서 가장 자괴감이 느껴지는 날”이라며 “이 정도면 용인이 가능한 갑질이냐.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와 사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작성자는 “임명을 강행하려는 정부와 이를 옹호하는 여당 의원들을 보며 국회 보좌진들이 어떤 시그널을 받겠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집행부도 이날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가진 뒤 “청문회 과정에서 상당수 보좌진이 실망감을 느꼈다”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보좌진의 인권과 권익 문제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내용의 공지글을 올렸다.

민주당 소속의 한 보좌진은 중앙일보에 “어제 청문회에서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사과에서도 진정성을 찾기 어려웠다”며 “강 후보자 개인의 영달을 위해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에 굳이 상처를 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