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빌려줄 땐 좋았는데”…부동산PF 부실에 저축은행 신용등급 우수수

고려·예가람 등 한단계씩 하락
등급 전망 ‘안정→부정’ 잇달아
건설업·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2018년 통계 작성 후 최고

저축은행 [사진 = 연합뉴스]
부동산신탁사과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고려저축은행(A-→BBB+), 예가람저축은행(BBB+→BBB), 다올저축은행(BBB+→BBB) 등의 장기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저축은행 중 평가를 진행한 5곳 중 등급 전망을 높인 애큐온저축은행을 제외한 4곳이 신용등급이 나빠졌다.


나신평은 코리아신탁에 대한 장기·단기 신용등급도 각각 BBB·A3으로 한 단계 내렸다.

한국자산신탁과 우리자산신탁도 실적 하락 우려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도 더케이저축은행과 바로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BBB-로 내렸다.

더케이저축은행은 부동산 관련 여신 부실화가, 바로저축은행은 브릿지론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코리아자산신탁은 수익성 악화와 재무건전성 저하로 인해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하나자산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부동산신탁회사는 고객의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해 이익을 수익자에게 돌려주는 회사다.


한국신용평가는 JT친애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IBK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교보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신평 3사는 공통적으로 저축은행과 부동산신탁 등 두 업종의 수익성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PF 리스크로 인한 타격이 그 이유다.


실제 저축은행 연체율은 2021년 말 2.5%에서 2022년 말 3.4%, 2023년 말 6.6%, 2024년 말 8.5%, 2025년 3월 말 9.0% 등으로 악화하고 있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연체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10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금융당국의 경고를 받거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곳들도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 요구를 결정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1.3%로 업계 평균(9.0%)의 두 배를 넘었다.


비은행 건설업 대출 10분의 1이 연체
인천시 서구 검단의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있다.

[김호영 기자]

올해 1분기 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은 10.26%로 집계됐다.


비은행 건설업 연체율이 10%를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원리금 상환이 한 달 이상 연체된 대출이 전체 대출의 10분의 1을 넘었다는 의미다.


비은행은 국내 은행이 아닌 저축은행,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 보험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2022년 말까지 1∼2%대를 유지하던 비은행 건설업 연체율은 2023년 1분기 3.38%, 2분기 4.17%, 3분기 4.81%, 4분기 4.85% 등으로 오르더니 지난해 1분기 7.39%로 뛰었다.

이후로도 지난해 2분기 7.96%, 3분기 9.11% 등으로 상승했다가 4분기 8.67%로 주춤했으나, 올해 들어 10%를 넘어섰다.


올해 1분기 비은행 부동산업 연체율도 7.91%에 달해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은행 부동산업 연체율은 2022년 말까지 2%를 밑돌다가 2023년 1분기 3.15%, 2분기 3.46%, 3분기 4.00%로 치솟았다.

그해 4분기 3.89%로 잠시 하락했지만, 지난해 1분기 5.85%로 치솟았고, 2분기 6.16%, 3분기 6.82%, 4분기 6.61%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이런 흐름은 비은행 건전성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중견·중소 건설업체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더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부진 등에 따른 토목공사 감소, 업체 간 경쟁 격화 등으로 매출 창출이 제약되고 있어 대내외 충격에 한층 더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어 “부동산 경기 부진이 심화할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가 현실화하면서 건설기업의 부실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PF 관련 연체가 비은행 건설업과 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실 PF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신규 대출 잔액이 줄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부실 채권이 매·상각되면서 향후 연체율도 점차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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