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주변 지인들의 말을 듣고 고민 끝에 매수했던 주식을 며칠 만에 손해를 보고 팔아버렸다.
불안한 마음에 밤새 검색을 반복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손절했던 것이다.
그러고 나니 며칠 뒤 주가는 다시 반등했고, 허탈한 마음만 남았다.
최근 주식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면서 이런 'FOMO(Fear of Missing Out)'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움직이고 있는 분위기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다들 주식으로 돈 버는 것 같은데 나만 가만 있을 수는 없지" "요즘엔 이 종목이 대세래"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흔들리고 묻지마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장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면 모든 게 좋아 보이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코너에 신성호 신한프리미어 PWM강남센터 PB팀장이 현명한 투자를 위한 3대 원칙을 알려왔다.
정세가 혼란스러울수록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의 격언인 "첫 번째 투자 원칙은 절대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모두가 들어본 말이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원칙이다.
수익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손실을 피하는 일이다.
그래야 잘못된 투자를 줄이고 흔들림 없는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을 잃지 않고 수익을 지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투자 습관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중요한 건 분산투자다.
한 종목이 무너져도 전체 자산은 안전하게 지킬 수 있어서다.
문제는 상당수 사람들이 분산투자는 느리고 답답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 번에 큰 수익을 내기도 어렵지만, 무엇을 얼마나 나눠야 할지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을 분산하면 분산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나 섹터 ETF를 활용하면 복잡한 분석 없이도 손쉽게 분산투자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S&P500(VOO), 글로벌 리츠(VNQ), 국내 주식 ETF(
KODEX 200), 미국 국채 ETF(SHY·TLT)처럼 서로 다른 자산군의 ETF를 20~30% 비중으로 나눠 담으면 주식·채권·부동산은 물론 국내외 시장과 다양한 업종까지 자연스럽게 분산된다.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자산 배분형 펀드나 타깃데이트펀드(TDF)처럼 자동으로 자산 배분 비중을 조절해주는 간접투자 상품도 좋은 대안이다.
포트폴리오가 다층적으로 구성되면 어느 한 종목이나 시장이 급락해도 전체 자산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개별 종목에 집중하고 싶다면 일정 금액을 분할해 매수하는 적립식 방식이 효과적이다.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해 부담 없이 진입하고, 상황을 보며 천천히 비중을 늘릴 수 있다.
심리적 압박은 줄이고, 수익은 더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매달 같은 날 정해진 금액으로 꾸준히 매수하는 방식이 있다.
자산을 일정 간격으로 나눠 투자하면 매입 단가가 분산돼 가격 부담도 줄어든다.
조건부 분할 매수도 하나의 방법이다.
보유 종목의 가격이 5% 이상 하락했을 때 일부 자금을 추가 매수하는 방식이다.
하락장에 대비해 여유 자금을 따로 마련해두고, 기계적으로 분할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다.
요즘은 '짠테크' 투자도 늘고 있다.
외식비, 택시비, 커피값 등 생활비를 아낄 때마다 소액이지만 꾸준히 투자 자금을 만들어가는 방식인데 직장인들 사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타이밍을 맞추려 애쓰기보다 정해진 방법에 따라 꾸준히 쌓아가는 습관이 시장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만들어준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리밸런싱이다.
자산 배분을 완벽하게 세팅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시장 흐름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균형은 흐트러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리밸런싱이다.
오른 자산은 줄이고, 뒤처진 자산은 다시 채워 수익을 일부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더 담을 수 있다.
이때 비중을 조정하는 목적이 시장 예측이 아니라 자신만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복잡한 전략보다 중요한 건 편중된 자산의 균형을 점검하고 유지하는 습관이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손실 위험은 줄고,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키우는 기반이 된다.
요즘처럼 시장이 뜨거울 때일수록 투자자는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즉흥적인 판단이나 원칙 없는 매매는 결국 손실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고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갖춰야할 때다.
결국 오래 살아남는 투자가 이기는 투자가 된다.
[신성호 신한프리미어 PWM 강남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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