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900선으로 하락 출발
안전자산 달러 선호에 환율도 치솟아

23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중동 불안이 최고조로 치닫자 2990대로 후퇴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여파에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며 코스피가 장중 한때 3000선을 내줬다.


23일 오후 1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12.55포인트(0.42%) 내린 3009.29를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29.64포인트(0.98%) 하락한 2992.2로 출발했다 장 초반 2970대까지 떨어졌으나 점차 낙폭을 줄여 3000선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하락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전격 타격한 데 이어,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중동 내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미국 시민까지 합법적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며 투자 불확실성이 커졌다.


코스피는 지난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했지만, 중동 지역 리스크 확산에 상승세가 하루천하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끌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28억원, 7741억원을 순매도하며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개인은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증시 하락을 막고 있다.

이번 조정을 추격 매수의 기회로 삼는 투자자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긴장 고조에 안전자산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외환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 중이다.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9.4원 오른 1375원으로 출발했다.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29분에는 20원 가까이 뛴 1385.2원까지 상승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의 보복 수위에 따라 향후 금융 시장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이란 보복 수위에 불확실성이 큰 만큼, 향후 1∼2주는 중동 정세 추가 악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국 기지를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 봉쇄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단숨에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동 지역 불안이 장기화하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와 위험 회피 심리 영향에 다시 1400원을 웃돌 수 있고, 국내 주식 시장 역시 6월 이후 상승폭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차익 실현 매물 증가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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