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긴장에 해운사는 ‘오히려’ 운임 특수…[오늘, 이 종목]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선복 공급 감소 시 운임 상승
iM證 “HMM·팬오션 수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란 테헤란 인근의 한 석유 저장고가 불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공습을 주고받으며 중동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컨테이너선 운임도 자극해 HMM, 팬오션 등 선사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iM증권은 16일 설명했다.


배세호 iM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사태는 선복(선박 내 화물 실을 공간)량 감소 측면에서 해운업계 전반의 운임 상승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에 따라 컨테이너선 운임이 더 상승할 여력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현재 친(親)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 영향으로 홍해 항로가 막히며 컨테이너선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얼마나 많은 화물이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했는가’를 뜻하는 톤마일(ton-mile) 지표 기준 수요가 약 11% 증가했다.

즉 같은 선박으로 더 적은 회전 물량만 처리할 수 있게 돼 선복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한 운임 상승은 선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시장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로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20% 이상이 이곳을 지난다.

주요 산유국인 걸프 연안 국가로 가는 유일한 해상 운송로로, 한국도 하루 원유 소비량 약 80%(250만배럴)를 이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

해협 폭은 39㎞~96㎞로 넓지만, 수심 탓에 실제 항로로 쓰는 폭은 9㎞~10㎞에 불과해 봉쇄가 현실화되면 운항 정체는 불가피하다.

그만큼 공급 감소 효과가 나타나 해상 운임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과거 2018년에도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했을 때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란이 중동 지역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 지역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배 애널리스트는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는 ‘극단적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이란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서다.

그는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 43%, 액화천연가스 LNG 수입 2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뤄진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면 중국과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이 2008년 이후 세 차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실제 봉쇄한 사례는 없다”며 “이란과 중국의 관계를 고려 시 실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실행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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