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서도 '바이 코리아'… 한국 자본시장 신뢰 키워야 [사설]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최근 들어 자금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과 증시 부양 의지, 금리 인하 등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처럼 달아오른 '바이코리아' 열기가 일시적인 랠리에 그치지 않고 한국 증시의 본격적인 재평가로 이어지게 하려면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성장을 통해 주주의 몫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블룸버그와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 '아이셰어스 MSCI 코리아'에 이달 들어 10일까지 7억7285만달러(약 1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월간 기준으로 2023년 1월 이후 최대치다.

해당 ETF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평가가 대폭 개선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처럼 오랜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나 증시 밸류업을 이뤄내려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정부와 여당의 상법 개정안 처리 과정은 앞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평판을 좌우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면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유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배임죄와 대주주 상속세를 완화한다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증시 부양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본 조달-투자 확대-성장-주주환원이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는 데 있다.

정치적 포퓰리즘이 개입한다면 자본시장 선진화는 요원해질 것이다.

상법 개정만 하더라도 정치권이 혁명하듯 밀어붙일 게 아니라 기업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쳐야 한다.

외국인 매수세 덕분에 코스피는 지난주 3년 반 만에 2900을 돌파했다.

3000을 넘어 5000시대로 도약하려면 제도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