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않은 영끌의 열기…5대은행 가계대출 2조원 늘어

금리 하락 속에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주택·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 기대까지 겹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0조792억원으로, 5월 말(748조812억원)보다 1조9천980억원 불었습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8월 9조6천25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9월 이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꾸준히 축소됐고, 올해 1월에는 4천672억원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곧 2월(+3조931억원) 반등한 뒤 3월(+1조7천992억원)과 4월(+4조5천337억원), 5월(+4조9천964억원)까지 증가폭을 키워왔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이 595조1천415억원으로, 5월 말(593조6천616억원)과 비교해 12일 사이 1조4천799억원 늘었습니다.

신용대출은 103조3천145억원에서 103조9천147억원으로 6천2억원 증가했습니다.

특히 은행권이 '영끌'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지표로 간주하는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도 크게 늘었습니다.

5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12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11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하루 평균 2천510억원 규모로, 5월(2천318억원)보다 약 200억원 많고, 지난해 영끌이 절정(7∼9월)에 이르기 직전인 5월(2천436억원)이나 6월(2천777억원)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또 늘어난 개인 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은 주택뿐 아니라 주식·코인에도 흘러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5대 은행의 12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103조9천147억원)은 작년 11월(104조893억원)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을 제외한 일반 신용대출 잔액(65조4천19억원)은 지난해 3월(65조4천124억원) 이래 1년 2개월여만에 최대 기록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주변 자금의 대표적 지표인 투자자예탁금은 12일 기준 62조9천444억5천700만원으로, 약 3년 2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난 상태입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관련 브리핑에서 "5월 주택거래량이 현재 추세로 미뤄 3월보다는 적고 4월보다는 조금 많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2∼3개월 시차를 고려할 때 7∼8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