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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주택단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계약서 쓰는 자리에서 1000만원, 2000만원을 높여 부르는 집주인들이 부쩍 늘었어요.”
6·4 대선 직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관망세가 걷히면서 본격적인 불장이 열렸다는 평가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 가격을 속속 높여 잡거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일도 빈번한 모양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6%로 전주(0.19%)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그야말로 ‘불장’이라고 불리던 지난해 8월(넷째 주 0.26%)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 기간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0.03%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서울 서초·강남이 먼저 움직이면 송파, 강동이 뒤따라 오르고 마포·용산·성동과 강북 지역으로 퍼지는 ‘집값 상승 공식’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본다.
실제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끈 강남 3구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성동구, 마포구 등에서 큰 폭의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 기간 강북에서도 성동구(0.47%)는 행당·옥수동 위주로, 마포구(0.45%)는 아현·도화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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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전월세 관련 안내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최근 사이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계약한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직후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를 매입한 A씨는 “아직 잔금을 치르기 전인데 집주인이 계약 파기를 요구하는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까지 부동산 강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추가 금리 인하와 주택공급 부족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이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자 시장이 들썩일 수 있다는 평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지역 집값이 떨어지는 걸 예상하는 것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이 됐다”며 “연내 공급이 많지 않다.
가을 이사철과 더불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도 오는 8월 열려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강남구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변동 폭이 약간 줄었던 것들이 최근 들어 회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분기 말 현재 실거래가 기준으로 전고점을 돌파한 곳은 서울 강남·서초·용산구와 경기도 과천 등 4곳으로 여러 채를 투자하기보다 좋은 아파트 한 채를 사려는 ‘똘똘한 한 채’ 흐름에다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이들 지역으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회복하면서 상급지와 ‘갭 메우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
DSR 규제가 싼 집보다 비싼 집에 영향을 더 미치는 점,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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