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만명 자르겠다”…18년만에 대규모 구조조정 공언한 닛산, 무슨 일이

7~8월 조기 퇴직자 모집
개발·생산·디자인은 제외
전 세계 공장 2만명 감원

日 공장 2곳 포함 7곳 폐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닛산 본사에 마련된 쇼룸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승훈 특파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닛산자동차가 18년 만에 일본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일본 내 공장 2곳을 포함해 전 세계 공장 7곳을 줄이는 작업도 시동을 걸었다.


18일 요미우리신문은 닛산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일본에서 조기 퇴직자를 모집한다고 보도했다.


닛산은 오는 7~8월 조기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이미 직원들에게 통지했다.

구체적인 모집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상은 ‘개발·생산·디자인’ 이외 부문에 종사하는 45세 이상 65세 미만 사원이다.

근속 5년 이상의 부과장이나 과장 대리 이하의 정규직, 재고용된 시니어 직원 등을 타겟으로 잡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주로 영업·사무직 직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닛산은 최근 2024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결산 실적 발표에서 6709억엔(약 6조4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닛산은 경영 재건을 위한 ‘Re닛산’을 발표했다.


핵심은 2027년까지 전 세계에서 직원의 15%인 2만명을 감축하고 17곳이던 공장을 10곳으로 줄이는 것이다.

직종별 인력 구조조정 인원은 생산직 1만3000명, 사무직 3600명, 연구직 3400명으로 정했다.

닛산은 인원감축 등을 통해 2026년도까지 인건비 등 고정비를 2500억엔 줄이겠다는 각오다.


공장 폐쇄와 관련해 현재 일본 2곳, 해외 5곳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에서는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옷파마 공장, 자회사 닛산차체의 가나가와현 히라쓰카시 쇼난공장이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해외에서는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아르헨티나 등에서 1곳씩, 멕시코에서 2곳의 공장을 없애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닛산이 일본 공장을 폐쇄하면 2001년 도쿄도 무사시무라야마시 공장 문을 닫은 이후 24년 만이 된다.

1961년 조업을 시작한 옷파마 공장은 ‘노트’ 등을 생산하는 닛산 주력 공장으로 약 39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쇼난공장은 상용 밴을 제조하며 소속 인력은 약 1200명이다.

두 공장이 폐쇄되면 닛산의 일본 생산 능력은 120만 대에서 80만 대 수준으로 하락한다.


일본 도쿄 닛산 긴자 쇼룸에 전시된 콘셉트카. [도쿄 이승훈 특파원]
닛케이는 “닛산 창업 지역인 가나가와현에는 생산 이외 기능의 거점도 집중돼 있다”며 “지자체와 관계를 유지해 온 가나가와현에서 완성차 공장이 없어지면 관련 산업을 포함한 고용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닛산이 해외에서 폐쇄할 것으로 언급되는 공장들이 모두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에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면서 “신흥시장을 통해 성장을 견인한다는 방침을 전환해 일본·미국·유럽·중국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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