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에 힘이 있더라구요.”
16일 만났던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의 말이었다.
김태훈을 두고 한 이야기였다.
동인천중, 소래고 출신 김태훈은 188cm, 88kg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우완투수다.
2025년 2라운드 전체 17번으로 NC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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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이 15일 인천 SSG전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N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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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데뷔전이었던 15일 인천 SSG전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인 김태훈. 사진=NC 제공 |
지명 당시 임선남 NC 단장은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게 돼 기쁘다.
김태훈은 중학교 시절 유격수로 출전했고 신장이 커져 고교 진학 후 투수로 전향했다”며 “건강한 팔, 강력한 구위를 높게 평가했다.
데이터를 분석해도 KBO 기준으로 패스트볼 회전력이 최상급이었다.
대부분의 삼진을 포심으로 기록한 점도 인상적으로 평가했다.
공의 수직 움직임도 굉장히 우수했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김태훈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프로 적응기를 거쳤다.
성적은 5경기(5이닝) 출전에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40. 5피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6개의 탈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매서운 구위를 자랑했다.
1군 데뷔전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14일 콜업된 데 이어 15일 인천 S
SG랜더스전에 투입된 것. 공교롭게 자신의 고향인 인천에서 1군에 첫 선을 보인 김태훈이다.
NC가 0-3으로 뒤진 8회말 등판한 김태훈은 선두타자 박성한을 땅볼로 유도했으나,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정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으며, 한유섬도 2루수 땅볼로 묶었다.
단 불운이 계속됐다.
라이언 맥브룸에게 땅볼 타구를 이끌어 냈지만, 3루수 김휘집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그 사이 2루 주자 박성한은 홈을 밟았다.
다행히 최준우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1이닝 1실점(0자책점). 총 투구 수는 15구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측정됐다.
아쉽게 실점을 억제하지는 못했지만, 2개의 실책을 범한 수비진의 탓이 컸다.
그보다 신인임에도 씩씩하게 공을 뿌린 모습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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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데뷔전에서 씩씩하게 공을 뿌렸던 김태훈. 사진=N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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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를 이끄는 이호준 감독. 사진=NC 제공 |
사령탑도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호준 감독은 16일 울산 키움 히어로즈전이 우천 취소 되기 전 “(김태훈의) 패스트볼에 힘이 있더라. 패스트볼 던질 타이밍에 던져서 플라이를 만들어 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투수 스타일이 패스트볼 던질 때 패스트볼을 던져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라며 “투수는 점쟁이가 아니다.
(타자가) 변화구 생각할 때 패스트볼 던지고, 패스트볼 생각할 때 변화구 던질 수 없다.
볼카운트 불리할 때 패스트볼을 던져 범타를 만들고, 파울을 이끌어 내는 투수가 제일 좋은 투수”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태훈이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자를 찍어 누르는 유형이기에 NC 입장에서는 더 반갑다.
올 시즌 NC는 손주환, 전사민, 배재환, 류진욱 등으로 불펜진을 구성했다.
분명 매력적이지만,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유형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훈이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NC는 큰 힘을 얻게된다.
이 감독은 “(투수들에게) 계속 강조한다.
자꾸 피하려 하지 말고 들어가라 한다.
타자 입장에서 패스트볼 노리고 있을 때 패스트볼이 와 헛스윙 하고, 파울이 나면 머리카락이 팍 선다 했다.
다음 공이 계산이 안 된다 했다.
타자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가장 강한 무기는 패스트볼이다.
(김태훈은) 지금 그런 쪽으로 가려 많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과연 김태훈은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NC 불펜진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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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은 NC 불펜진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사진=NC 제공 |
[울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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