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집토끼 호남에 구애…“웬만한 기업 규제 다 없앨 것”

민주당, 90% 득표율 목표

레이스후반 세집결 대비 차원
3년전 80%대 득표 패인 진단

여수·광양서 통큰 지원 약속
“전남해안 재생에너지 보고”
화개장터 찾아 통합 강조도

“차기 정부는 국민주권정부”

◆ 2025 대선 레이스, 대선인사이트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남부권 순회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5일 본격적인 호남 민심 구애에 나섰다.

이 후보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지역 맞춤형 활성화 공약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 집중 유세에서 “먹고살 길을 새롭게 만들겠다”며 신재생에너지를 화제로 꺼내들었다.

그는 “내리는 비, 중력, 바람, 태양 모두 에너지”라며 “이 에너지가 가장 많이 있는 곳, 재생에너지의 보고(寶庫)가 바로 전남 해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구밀도가 낮을수록, 기회가 오는 세상 다시 온다.

준비만 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방도 발전하는 대한민국, 골고루 발전하는 나라, 지방의 재생에너지를 찾아 기업들이 찾아오는 나라 못 만들겠냐”며 “이재명이 지휘하게 될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똑같은 조건에서 성남시와 경기도가 변한 것처럼, 민주당이 변한 것처럼 대한민국도 확실하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선거운동 나흘째를 맞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남 광양시 전남드래곤즈 구장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전남 광양시 드래곤즈 구장 축구장 북문 유세에서 이 후보는 ‘전기요금 거리비례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기요금에 차이를 확실하게 둬서 지방 생산지는 (전기요금을) 싸게 하면 지방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방 산업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기를 생산해서 송전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남 영광에서 전기를 생산해 서울로 보내 서울 사람이 쓰는데도 전기 요금이 똑같아서 매우 불평등하다”며 “생산지와 소비지, 송전 비용을 감안해서 전기요금을 차등화하는 법이 이미 도입됐고 앞으로는 시행돼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전 지역과 멀수록 사용하는 전기의 단가를 높게 책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순신 호국 벨트’ 유세차 15일 오후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 후보는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제품만 팔 수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가 많은 지역에 전기가 쌀 수밖에 없고 그럼 그 지역에 올 수밖에 없다”며 “지방으로 가는 기업에 대규모 세제 혜택을 주고 지방에 가거나 지방에서 시작하는 기업들에는 땅 혜택을 주거나 웬만한 규제는 다 완화해주거나 폐지해줄 것”이라고도 말했다.


낙후·노쇠해 ‘한국판 러스트벨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남해안권 여수·광양 등 산업단지를 대체할 호남 지역 새 먹거리로 신재생에너지를 제시하고, 이를 우대할 정책 복안까지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목표를 90% 이상으로 설정하고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 치러진 제20대 대선에서 이 후보가 80% 중반대 득표율에 그친 것을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전남의 한 민주당 의원은 “명시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우리 후보 외 나머지 후보들 득표율의 합이 두 자릿수(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이 지역 관리에 대한 평가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토끼’인 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선거가 다가올수록 양 진영의 결집으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도 한몫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경남 하동군 영호남 화합 다목적 광장에 마련된 버스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라이브 K-이니셔TV 케미폭발 ‘동서화합’ 라이브를 촬영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실제로 이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아주 박빙의 승부를 겨루게 될 것이라는 게 제 예상”이라며 “단 1표라도 앞서서 이기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김민석 총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최후의 백병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90% 이상 득표할 경우 과반 득표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반 득표는 차기 정부의 정치적 논란과 갈등을 줄이는 등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고,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큰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민주당 출신 대통령 중 과반 득표한 경우는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노래비 앞에서 유튜브 라이브 K-이니셔TV 케미폭발 ‘동서화합’ 라이브 오프닝을 촬영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영호남의 경계라는 상징성을 지닌 하동군 화개장터를 방문하고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곳에서 광주 출신 30대 남성 문유성 씨, 대구 출신 20대 여성 김다니엘 씨와 ‘동서 화합 간담회’를 통해 지방 청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민주당은 중도정당이 맞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을 참칭한 것으로 전혀 보수정당이 아니다”며 “이제 진짜 보수를 나눠서 제대로 된 정치 질서가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유세의 또 다른 키워드였던 ‘국민통합’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동·여수·목포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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