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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설리번이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항소법원에서 살인죄 무죄 결정을 듣고 있는 모습을 담은 법정 스케치. [사진 = 연합뉴스] |
성폭행과 살인죄로 오랜 시간 감옥살이를 한 영국인이 무죄로 석방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 영국항소법원은 이날 피터 설리번(68·남)을 1986년 8월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에서 다이앤 신달(당시 21세·여)이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살해한 범인으로 인정한 판결을 파기했다.
설리번이 이 강간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것은 피해자의 옷이 불에 탄 것이 발견됐는데 설리번이 인근의 수풀에서 나오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의 신고에 의해서였다.
설리번은 범행을 부인했다가 인정하는 등 일관된 진술을 하지 않았다.
설리번은 이에 대해 학습 장애가 있는데 변호사나 보호자의 동행 없이 조사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설리번은 유죄 판결 이후에도 계속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다 2021년 범죄사건재검토위원회(CCRC)가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서 채취해 보존해 뒀던 DNA를 재검사하는 과정에서 범인이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제기돼 재판이 다시 열렸다.
사건 당시에는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체액으로 DNA 검사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에서 화상 연결로 심리에 출석한 설리번은 무죄 석방 통보를 받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흐느껴 우는 모습을 보였다.
설리번이 체포된 이후 교도소에서 보낸 기간은 총 38년 7개월 21일이었다.
설리번은 변호사를 통해 “내게 일어난 일은 대단히 잘못됐지만, 이 모든 일이 끔찍한 인명 손실로 인해 일어났다는 사실은 변함없다”며 “화가 나지도 비통하지도 않다.
내게 주어진 남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에게로 돌아갈 일이 걱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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