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페이지 분량 공화당 세제개편안
‘거대하고 아름다운 예산안’ 주축이자
트럼프 1기 ‘감세법(TCJA)’ 대체 법안
다수당 힘 이용해 속전속결 처리 전망
필리버스터 우회해 본회의 통과 전략
7월 독립기념일 이전에 입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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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소속 제이슨 스미스(미주리) 하원 세입위원장이 각종 세제 규정 변경 등을 담아 제안한 389페이지 분량의 초거대 세제개편안 표지. 이 법안은 트럼프 집권 1기에서 발효돼 올해 일몰 예정인 감세 및 일자리법(TCJA)을 대체하는 중요 법안으로 공화당 지도부는 오는 7월 4일 미 독립기념일 이전에 입법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
일본의 도요타·혼다, 한국의
현대차 등 아시아 완성차 업체들의 대미 생산 투자에 강력한 ‘인센티브’로 작동해온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존폐 위기에 몰리면서 실제 개정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소속 제이슨 스미스(미주리) 하원 세입위원장이 각종 세제 규정 변경 등을 담아 제안한 세법개정안 내용을 보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마련해 한국의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제조사들이 혜택을 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이 대거 축소·폐지된다.
전기차 세액공제(30D)가 대표적으로 애초 2032년 말까지 제공하는 혜택을 2026년 말로 앞당겼다.
예컨대 내년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생산한 ‘아이오닉 9’을 구매한 미국 소비자는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공화당 제안이 현실화하면 북미 생산시설 확충에 따른 기대 효과가 사라진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자동차 관세 충격과 인플레이션감축법 개편 등 제도 변화에 대응해 최근 공화당 소속 드류 퍼거슨 전 연방 하원의원을 HMG워싱턴사무소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정의선 그룹 회장이 직접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러(약 30조7250억원) 신규 투자 약속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세액공제 혜택에 따른 북미 친환경차 수요 확대를 기대하며 대미 투자를 늘려온 국내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가 공화당의 친환경차 세액공제 폐지 법안에 노심초사하는 이유는 미 의회 ‘힘의 균형’이 공화당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인 공화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 4일 이전에 속전속결로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공화당의 초대형 세제개편안은 공화당 지도부가 준비하는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예산안’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공화당은 이 예산안 추진을 위한 결의안을 최근 통과시킨 데 이어 그 첫 행보로 389페이지에 이르는 세제개편안을 마련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 개편안은 트럼프 집권 1기에서 발효돼 올해 일몰 예정인 감세 및 일자리법(TCJA)을 대체하게 된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통과시킬 가능성이 크다.
미 언론들은 이 세제개편안을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과거 TCJA를 통과시킬 때 썼던 방식과 동일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우회’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의안으로 처리할 경우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로 표결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세제개편안을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묶으면 예산안 조정 절차(reconciliation)가 적용된다.
예산안 조정 절차는 필리버스터를 우회하는 일종의 패스트 트랙으로,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에 필요한 의석(60명) 부담 없이 단순 과반만으로 예산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현재 상원 전체 의석(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 거대 세제개편안 처리 과정에서 무분별한 감세 정책과 방만 재정에 비판적인 공화당 내 일부 이탈표만 잘 관리하면 ‘크고 아름다운 예산안’의 부수법안으로 신속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공화당 지도부의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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