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를 앞둔 국내 증시가 단기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보통 5월은 '주식을 팔고 떠나라'란 격언이 있을 정도로 통계적으로 보면 1년 중 가장 부진한 시기 중 하나다.
다만 올해 5월은 조금 다를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정책 모멘텀이 꾸준히 부각되고 있다.
또한 상호관세 충격을 이미 충분히 선반영한 상태로, 증시 가격 매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감안해야 한다.
5월에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겠지만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잠잠하던 모건스탠리가 또다시
SK하이닉스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겨울이 아닌 빙산이다.
SK하이닉스가 7조4000억원의 서프라이즈한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모건스탠리는 바다 아래 감춰진 빙산의 실체를 보아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관세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미리 사재기했고, 향후 매출이 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수요가 여전히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HBM 시장의 호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유심칩
해킹 사태로 업계 1위 통신사
SK텔레콤은 주가가 밀렸고, 기업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2500만명이 넘는 가입자들은 유심칩 교체를 위해 대리점 앞에서 서너 시간씩 줄을 서야 했고, 유심칩 공급 대란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SK텔레콤에 유심칩을 공급하는 일부 기업과 보안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연출했다.
다만 이번 이슈는 테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연속성이 다소 결여된 재료로, 단기 급등 시세를 따라붙었을 때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방산·조선
주도 업종이 없는 국내 증시에서 올해 상반기 내내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 방산과 조선이다.
1분기 실적을 통해 왜 방산·조선 업종이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하는지 여실히 증명했다.
관련된 호재도 끊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다만 조선주에는 이번주 해군장관 방한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방한 등이 주가 단기 고점 형성의 상징적인 이벤트였을 수 있다.
5월에는 다소 속도를 조절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방산주 역시 수주 사이클이 지속되고, 관세 영향을 회피할 수 있는 최선호 업종이지만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다소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
전력 인프라
코스피 주요 업종 중 저평가된 업종 중 하나다.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장주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오히려 내리막을 경험했다.
1분기 피크아웃 우려와 관세 관련 노이즈,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내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고 현지 공장 증설 및 신축으로 관세 우려를 최소화했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고평가 논란은 이제 불식될 수 있는 시점이다.
많이 올라 있는 조선·방산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보다는 충분한 조정을 거친 전력 인프라 종목에 대한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원전
국내 증시에 신재생에너지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방향과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국내 정책적 이슈와 맥을 같이한다.
태양광 업종은 중국산에 대한 3500% 폭탄 관세로 인해 반사 수혜가 부각되면서
한화솔루션이 단기 급등세를 연출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대명사, AI 산업 팽창 시 전력 수급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원전 관련주도 마찬가지다.
탈원전 정책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고, 해외 원전 수주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 관점에서 원전 관련주들을 지켜볼 시점으로 보인다.
[김영민 매일경제TV MBNGOLD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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